[한경 창간 34돌] 경영혁신 : (은행) 김승유 하나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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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기 최고덕목인 외자유치와 합병, 고용안정을 한꺼번에 꾀하려고 뛰는 은행장" 김승유 하나은행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김 행장은 지난 9월 8일 구자정 보람은행장의 손을 잡고 두 은행의 합병을 발표했다. 합병발표를 전후로 가장 놀랄만한 일은 하나은행 직원들의 반응이었다. 수십명의 직원이 희망퇴직형식으로 은행을 떠났음에도 남은 사람들은 내색을않고 제자리를 지켰다. 다른 합병은행들처럼 노사간 파열음도 내지 않았다. 오히려 은행을 떠나게 된 많은 직원들이 김 행장 방을 찾았다. 김 행장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김 행장은 서로를 믿고 아끼는 기업문화를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김 행장은 1천7백여명에 달하는 직원이름을 거의 외고있다. 최근 인수한 충청은행 직원들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어느 금융인보다 위험을 잘 감지한다. 끊임없는 연구 덕이다. 그는 자동차산업과 호텔업에 관한한 전문가 수준이다. 하나은행 안에서 널리 알려진 얘기가 있다. 지난 95년 자동차회사들이 앞다퉈 신차를 발표할 때다. 김 행장은 당시 자동차업계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판단해 여신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했다. 자동차산업에 대한 식견이 없었다면 이런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이다. 종금사 리스사에 대한 여신도 마찬가지. 한보사태가 터진 직후 김 행장은 이들 금융권이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대처해 나갔다. 하나은행이 퇴출리스사에 10억원안팎을 물린 것도 이런 사전조치에 힙입은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