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 '연세 검우회' .. 성인태 <(주)태진계전 대표>

연세검우회는 연세대 검도부의 졸업생 모임이다. 연세대 검도부가 창립된 것은 지난 75년. 올해로 23돌을 맞는 "청년" 검도부가 됐다. 그동안 검도부가 배출한 동문은 수백명. 이가운데 검우회 회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동문이 1백명을 넘는다. 회원들의 단수를 모두 합하면 2백단에 이를 것 같다. 필자는 현재 검도 공인 7단. 물론 이런 수치보다 더 가슴뿌듯한 것은 연세대 검도부의 창립멤버였다는 사실. 75년 당시, 필자와 몇몇 동문은 선배들의 도움을 받아 검도부를 만들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연습공간이나 장비는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운동장 흙바닥에서 맨발로 연습하다 발바닥이 까진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늦은 밤 체육관이 비는 틈을 이용해 연습할 수 있는 것을 감사해야 했다. 이런 어려운 여건에서도 검도에 정진할 수 있었던 것은 검도가 갖는 매력 때문이었을 테다. 그렇다하더라도 검도부 창설 때부터 우리를 지도해 주신 스승이자 선배인 이호암 선생(현 대한검도회 상임이사, 8단)의 사랑과 정열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런 검도부 시절을 보냈던 우리이기에 졸업후에도 후배들이 어떻게 하면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했었다. 즉 전용도장을 건립해 주는 것이 최대의 꿈이었다. 취지에 동감한 동문들이 조금씩 도장 건립기금을 적립하기 시작했다. 본 회의 고문이자 대선배이기도 한 김동수 한국도자기회장(전 대한검도회 회장, 6단)이 거금을 쾌척했다. 학교측에서 전용도장 건립을 허락했고 드디어 올해 개교기념일에 "역사적"인준공식을 갖게 됐다. 우리는 매주 토요일 오후 검도 연습을 위해 모교 도장에 모인다. 선후배가 몸을 부딪히며 기부림 하다보면 금세 도복은 땀에 젖어 버린다. 하지만 운동이 끝나면 몸이 상쾌해진다. 그리고 후배들의 대견스럽 모습에 흐뭇해진다. 검우회 회원들은 지금도 일반부에 속해 각종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모교 교수등 학계, 정계, 의학계, 재계 등 각계 각층에서 활약하는 회원들이 검으로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다. 겸검위락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