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창간 34돌] 외국기업 : 현지화전략..취업대비 이렇게

작년 모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권순찬(28)씨. 그는 무직생활 1년여 만에 최근 외국계 기업인 M사에 입사했다. 그는 지난 1년동안 취업을 위해 외국계 기업만 집중 "공략"했다. 인터넷을 뒤져가며 주요 외국기업의 채용상황을 점검했다. 가능하다 싶으면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토익성적 등을 우편으로 보냈다. 특별히 기대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보낸 이력서가 20여통. 이중 3개 회사에서 면접 통보가 왔고 3번째 면접끝에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그동안 학원을 다니며 준비해온 영어 회화가 면접에 큰 도움이 됐다. K씨의 성공사례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렵다"는 취업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아직 외국계 기업에는 기회가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은 약 8천개. IMF이후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투자 유치 정책으로 최근들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외국 기업은 보수 근무시간 등 근무조건이 국내기업보다 좋은 편이어서 취업 열기도 높아가고 있다. 누가 얼마나 뽑나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들 역시 IMF영향으로 취업 규모를 줄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반기에 대규모로 신규인력을 뽑았던 한국IBM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올해는 계획이 없다. 이들은 그러나 결원 발생시 인터넷 등을 통해 수시로 채용을 하고 있다. 하반기에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매킨지컨설팅 앤더슨컨설팅 등. 이들 컨설팅업체는 10~20명의 사원을 뽑을 계획이다. 컨설팅업체들은 지난달 주요 대학에서 취업설명회를 가졌다. 또 푸르덴셜생명 네덜란드생명 등 보험회사들이 꾸준히 영업직 사원을 확충하고 있다. 한국까르푸는 창고형 할인매장 5군데를 개점할 계획으로 1천~2천여명을 선발할 방침이다. 이밖에 한국MSD 한국코카콜라 한국얀센 등도 상당수 인력 충원을 계획하고 있다. 새로 한국에 진출하는 기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AGF손해보험, 미국의 GE캐피털, 스웨덴의 스칸디나 등이 한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또 한국IBM 루슨트테크놀로지스 한국모토로라 등은 국내에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어서 이 분야도 노려볼만 하다. 어떤 방식으로 뽑나 =국내 기업처럼 신문공고를 통해 대규모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외국기업은 드물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채용공고 코너를 마련,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 인터넷을 자주 검색, 빈자리가 있는지를 확인하면 유리하다. 인사담당자를 직접 찾아가 이력서를 제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외국 기업들은 도착한 이력서를 모았다가 필요하면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사내 추천을 중시하므로 평소 알고있는 해당 회사 사원에게 취업을 부탁하면 의외로 쉽게 일자리를 구할수 있다. 외국기업들은 경력직 사원 채용시 헤드헌터(인력알선업체)를 활용한다. 외국 회사의 취업알선을 하고 있는 제프컨설팅의 경우 하루 20여건의 인력 채용을 요청받고 있다. 외국 기업으로 전직을 원하는 직장인들은 헤드헌터사에 이력서 등을 제출하면 된다. 어떻게 준비하나 =대부분의 외국계 기업들은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사원을 선발한다. 서류전형에 영문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영문 자기소개서를 얼마나 논리적이고 간결하게 쓰느냐에 따라 면접 여부가 결정된다. 면접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보통 2~3차례에 걸쳐 면접시험이 치러지며 영어 구사력이 평가의 기준이다. 영어면접에서 등장하는 질문 내용은 자기소개 성장과정 직업과 지원동기 등이다. 금융 정보통신 업체들은 해당분야 기초 지식을 영어로 묻기도 한다. 자신의 뜻을 표현할수 있을 만큼 어휘력을 갖춰야 한다. 유통업 영업직의 경우 반드시 영어에 능통할 필요는 없다. 면접시험 전에 필기시험을 치르는 회사도 상당수 있다. 필기시험은 영자지에서 발췌한 내용이나 회사업무상의 자료를 번역,영작하는 정도다. 한국IBM 한국3M 한국네슬레 등 대규모 업체들은 토익으로 면접시험을 대체하기도 한다. 근무조건 =외국기업의 임금수준은 일반적으로 국내업체보다 약간 높다. 외국 기업중에서 상위급의 임금을 주는 한국유니시스의 경우 대졸초임은 연봉 2천3백만원선. 근무분위기는 비교적 자유스럽다. 주5일 근무가 일반적이며 해외여행 교육 등에서 국내 기업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