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 코리아] '도이체방크' .. 기업 먼저 생각

78년7월 서울지점 설립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1가 세안빌딩내 직원수:66명(독일인 4명 포함) 총자산(98년8월말현재) : 1조6천억원, 기업예금 : 약 3천억원 97년도 당기순이익 : 163억원 ----------------------------------------------------------------------- 한국이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에 들어선 이후 한때 국내은행들과 외국계은행들은 너나없이 기업대출금리를 올렸다. 시장금리가 연 40%로까지 치솟았으니 그럴만도 했다. 특히 외화대출의 경우 "달러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었기에 5%포인트가량의 금리인상은 예사로 일어났다. 이 틈을 이용해 미국계 은행들은 종전보다 턱없이 높은 두자릿수 대출이자로 기업들에 바가지를 씌웠다. 그러나 도이체방크는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했다. 도이체방크의 생각은 간단했다. "금리를 인상하면 회사가 자금난을 겪는다. 만약 부도에 이르면 돈을 못받게 된다" 어찌보면 도이체방크는 마치 자선사업가 같다. 리스크관리나 마진 등 금융기관들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원칙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도이체방크 관계자는 "외화대출의 경우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역마진이 생기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도이체방크는 기업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무엇보다 중시한다. 자칫 수익성 경쟁에서 떨어질 수 있고 거래관계를 갖던 기업의 자금담당자가다른 부서로 발령나 그간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 도이체방크는 장기적인 관계구축을 고집한다. "기업이 발전해야 은행이 발전할 수 있다"는게 이 은행의 철학이다. 그러나 일단 관계를 트려면 한가지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다름아닌 엄격한 여신심사. 여느 금융기관과 달리 도이체방크는 대출을 신청한 기업에 대해 상호지급보증 상호출자 상호거래 내용 등의 독특한 자료를 요구한다. 재무제표와 같은 껍데기가 아니라 속살을 들여다보자는 취지다. "''공정거래위원회라도 되느냐, 왜 그리 까다롭느냐''는 항의를 기업들로부터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분석해야 제대로 지원합니다. 부외채무 파악도 그래서 필요했죠" 도이체방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은행은 요즘 외환거래 전자금융 인수합병 컨설팅 스와프.옵션 무역금융등의 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예금이나 대출업무에 치중해 왔지만 앞으로 더 복잡해질 금융환경을 감안할때 단순한 마진따먹기 장사로는 배겨내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도이체방크는 새로 강화할 업무를 부가가치(value added)서비스라고 부른다. 은행에서 적극적으로 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주는 서비스라는 것. 송종한 도이체방크 서울지점장은 "하나의 상품(product)을 던져주고 마는게 아니라 문제를 풀어가는 해결책(solution)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