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일자) 낙찰자 정해진 기아 앞날

기아자동차 인수를 위한 국제입찰에서 현대자동차가 낙찰업체로 선정됐다.낙찰자가 누구냐를 떠나 기아문제의 해결방안이 가닥을 잡아가는 것같아 퍽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그동안 기아의 국제입찰에 대해 두가지 점을 특히 강조해왔었다.첫째는 우리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 즉 장기발전구도와 부합하는 방향으로 인수업체가 선정돼야 하고, 둘째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국민경제에 보탬이 된다는 것이었다. 인수자선정이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늦어진 것은 유감이지만 이번 3차입찰결과는 우리가 제시했던 그같은 해결방향과도 어느정도 부합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특히 세계적인 업체들도 합병과 제휴를통해 대형화로 세계시장 석권을 추진하고 있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번 입찰결과는 아직도 채권단의 동의절차를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고 한다. 막대한 자금을 지원해준 금융단으로서는 불가피한 절차이겠지만 될수록 빨리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 기아의 경영정상화를 하루라도 앞당기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과제임을 다시 한번 강조해 둔다. 금융권일각에서 채권단이 이번 결정에 동의하지 않고 입찰을 무효화시킨뒤수의계약에 의해 미국 포드사에 넘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설도 있다. 그런점에서 박태영 산업자원부장관이 이번 입찰에 대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로 이뤄졌기 때문에 그 결과를 채권단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못박은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정부가 수의계약 가능성을 일축함으로써 불필요한혼란을 예방하고, 결과적으로 기아정상화를 앞당기는 효과를 가져올수 있기때문이다. 만약 채권단이 이번 입찰결과를 거부한다면 그 부작용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공개적인 국제입찰 결과를 무효화하는 것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인데다 수의계약에 의해 특정업체에 넘길만 한 정당한 사유도 찾기 어려워 불신만 자초할 위험이 잇따. 인수자선정은 기아문제 해결의 시작에 불과하다. 낙찰자는 자산실사를 해야하고 채권단 및 법정관리인들과의 이해를 조정하는 일도 쉽지않을것이다. 또 장기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데에는 수많은 난관들이 도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낙찰자선정이후 기자회견에서 기아를 인수하더라도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포드사를 비롯한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업체들로부터외국자본을 유치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만큼 해야할 일이 많다는 얘기다. 더구나 기아문제는 IMF체제이후 불러온 상징적인 사례로 그 처리결과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은 지대하다. 정부와 채권단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기아의 경영이 최대한 빠리 정상화될수 있도록 가능한 최선의 지원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