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창간 34돌] '98 한국전자전 : 비메모리칩 경쟁력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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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은 메모리분야에 지나치게 편중돼있다. 전체 매출액중 메모리가 90%를 차지하고 비메모리는 10%에 불과하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현황" 자료는 비메모리반도체의 기술 낙후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우리의 메모리 기술은 미국 일본업체를 1백으로 했을 경우 90~100로 대등했다. 그러나 비메모리 기술의 경우 기초기술은 30, 설계기술은 40에 불과했다. 제조, 조립기술도 95로 100인 메모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비메모리 분야의 취약은 국내 반도체산업이 D램 가격의 등락에 따라 반도체산업 전체의 수익성이 좌우되는 지극히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었다. 최근 2~3년간 세계 반도체경기의 침체로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산업연구원은 우리나라 반도체업체들의 비메모리기술이 취약한데 대해 우리 산업이 조립생산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어 기초기술이 취약한데다 설계인력의 부족으로 시스템설계기술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조립가공 생산을 하다보니 제품 기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제품기능을 시스템화시키지 못하고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반도체산업의 기반인 유전체 형성기술, 계측기술 등 기초기술분야와단위공정기술이 외국에 비해 매우 취약하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따라서 앞으로 비메모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초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지적했다. 자체기술로 우리 고유의 제품을 개발해야 제품의 기능을 이해하고 시스템을 칩하나에 설계해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 주대영 연구위원은 "반도체업분야 기술진이 제품 시스템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어야한다"며 "초고속정보통신망 같은 국책사업에 통신업체와 반도체업체를 함께 참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스템설계(기획)와 생산(서비스)을 분리해 업체별로 전문화시켜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문형반도체(ASIC)사업협의회의 박학송 회장은 "비메모리반도체는 기본적으로 다품종소량생산체제를 전제로해야 발전할 수 있다"면서 "대형업체들은 설계에 참여하지 말고 많은 부품들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메모리반도체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 설계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산업 전반의 기술인프라가 한단계 높아져야 한다"며 "결국 산업 기초기술을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 일본업체의 전례를 감안할때 메모리사업에서 주문형반도체, CPU 등 로직반도체시장으로 진출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기술을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신규시장을 개척해야할 것이라는 얘기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