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차입금 163조원 .. 금융감독위원회 국감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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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계열그룹이 은행대출 회사채 기업어음 등을 통해 끌어쓴 돈이 1백60조원을 넘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20일 국회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서 5대그룹이 8월말현재 대출금 39조6천억원을 비롯 회사채 72조5천억원, CP51조5천억원 등 총 1백63조6천억원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식시장을 제외한 전체기업자금 공급규모인 5백29조6천억원의 30.9%에 달하는 것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퇴출금융기관이나 해외조달분 등은 제외됐다"고 말했다. 전체 여신성자금중 5대그룹 지원비중은 회사채와 CP가 각각 61.4%, 56.5%로 절반을 넘어 자금편중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반대출금은 전체기업 대출금의 12.4%에 그쳤다. 한편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구조조정이 늦어질 경우 5대그룹의 부실문제가 연말에서 내년에 걸쳐 표면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일 발간된 월간조선(11월호)과 가진 인터뷰에서 "6~64대 그룹의 부실문제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통해 올해안에 해결되겠지만 5대 그룹의 부실은 당장 터지지는 않더라도 연말에서 내년에 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5대재벌에 나가 있는 여신은 대부분요주의나 부실여신에 포함돼 있지 않으나 "부실가능성"에는 속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금까지 시장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것과는 달리 5대그룹도 부실을 감당하지 못해 가까운 시일내에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위원장은 "빅딜은 기본적으로 퇴출이다는 입장을 5대그룹 총수에게도 분명히 전달했다"며 "5대재벌의 문제를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금융구조조정과 관련 그는 "내년쯤이면 4~7개 은행이 합병이나 외자유치 경영혁신을 통해 선도은행(리딩뱅크)이 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2000년 6월쯤이면 4~5개로 압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상업+한일은행의 경우 선도은행이 되고 하나+보람은행은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나가면서 발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그는 국민+장기신용은행에 대해선 국민은행 수준에서 크게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장은의 우수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민은행이 한단계 높아지느냐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