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창간 34돌] 기술/서비스 : 조루치료제 'SS크림'

제일제당이 개발한 조루증 치료제 "SS크림"은 기술이 잠재수요를 일궈낸 대표적인 케이스다. 조루증 치료제를 필요로 하면서도 성에 관한 공개적 논의를 터부시하던 유교적 풍토를 깨고 성문제를 공론화시켜 조루증 환자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그렇다. SS크림은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센세이션을 일으킨 직후 선을 보였다는 점에서 제품개발의 타이밍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제일제당이 개발하여 태평양제약이 판매하는 SS크림은 시판 한달만에 약3억8천만원어치(10만번 사용할 분량)가 팔렸다. 제일제당은 이 제품을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최형기 박사팀과 산학협동으로 개발했다. 중국 황실의 고방을 현대의학으로 상품화한 "한국형 신약" =최형기 박사팀은 조루치료제를 개발하려고 노력하던중 중국 지린성 지린의학원에서 국내로 연수온 중국 교포 신종성씨로부터 중국전통한방 중에서 그 해답을 얻을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개발의 힌트를 얻었다. 지난 93년부터 여러 처방을 취해 약효를 검증하던중 중국의학서에 기술된조루치료법중 먹는 약에 의한 치료효과는 30%미만에 불과했고, 국소도포제에 의한 치료효과는 50%를 넘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바르는 약중 "옥림헌방"에 기록된 "천금일리산"이 가장 유효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됐고 이를 토대로 SS크림 개발이 진행됐다. 40가지 약재중 동물보호조약에 의해 사용이 금지된 약재와 부작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약재를 제외시킨 결과 9가지 약재가 선택됐고 각기 유효성분을 추출해 특정한 비율로 배합한 결과 SS크림 시제품이 탄생했다. 부작용없는 독특한 약리기전 =조루증은 성기능과 관련된 말초신경 및 중추신경이 지나치게 민감해 약한 성자극으로도 쉽사리 사정하는게 가장 큰 요인이다. 또 불안감, 성적 자신감결여 등 정신적인 문제도 상당히 개입돼있다. 아울러 음경귀두의 배부신경이 지나치게 민감한 것도 한 원인이다. 현재 먹는 조루증치료제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은 세로토닌재흡수차단형항우울제(SSRI)로 플루옥세틴 파로옥세틴 서트랄린 등이 있다. 세로토닌은 성욕을 적절히 억제해주고 성적 자극이 높아져 사정에 이르는 시간(성자극 역치)을 연장시켜주는 체내 신경전달물질. 그러나 이들 약물은 조루치료에 효과가 있으나 정신병약이기 때문에 정상인이 장기간 사용하면 목마름 발기력감퇴 오심 구토 나른함 하품 성적희열감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SS크림은 섬수 계피 정향 세신 사상자 산초 인삼 당귀 육종용 등 9가지 생약에서 추출한 바르는 약이라서 이같은 부작용이 거의 없다. 다만 도포부위에서 열이 나고 통증이 생기는 경미한 부작용이 임상결과 나타나고 있다. SS크림의 약리작용은 음경귀두부의 감각과민성과 성적 과흥분도를 낮춰 성행위후 사정에 도달하는 시간을 연장시키는데서 비롯된다. 또 음경해면체 평활근을 이완시켜 약간의 발기증진 효과도 기대할수 있다. SS크림 임상결과를 보면 사정지연효과가 상당히 크다. 가짜약(플라시보)은 평균 2분27초의 사정지연효과를 나타냈지만 SS크림을 바르면 평균 11분6초 동안 사정을 미룰수 있다. 성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플라시보가 26%에 불과한데 반해 SS크림은 90%에 달하고 있다. SS크림은 성관계를 갖기 1시간전 음경귀두부위에 약을 바르고 30분 후 물로 닦아내고, 다시 30분후에 성행위를 하도록 돼있다. 현재 0.2g짜리 두개를 한 포장으로 해서 개당 6천~7천원선에 팔리고 있다. 물로 닦아내는 일이 번거롭고 약을 바른 부위가 따끔거리기는 하지만 성행위시간이 오래 지연되는 것에 놀랐다고 사용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정신적인 원인이 큰 사람은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SS크림 개발은 옛것을 발굴해 과학화하고 이를 우리것으로 소화시켜 국내 최초로 새로운 약리기전을 가진 성기능장애 치료제를 탄생시켰다는데 의미를 둘수 있다. 국내서는 이른바 뿌리는 "칙칙이"가 조루증치료제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들은 모두 국소마취제나 호르몬제로 허가받은 제품이다. 이런 약들로 일시적인 효과를 볼수 있으나 장기간 사용하면 오히려 발기부전이 오는 맹점이 있다. 국내 조루증치료제 시장은 현재 국소마취제 호르몬제를 비롯해 잡다한 무허가 약품까지 합하면 1백억원대 규모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과학적이고 균일한 약효를 나타내는 SS크림이 이 시장을 장악하는 일은 시간문제며 국내외에서 잠재적 고객을 실수요층으로 끌어들여 빅히트 제품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제일제당은 기대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