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창간 34돌] 기술/서비스 : 항공 .. 친절 경쟁

"편히 쉬셨습니까? 주무시고 계셔서 음료서비스를 못해드렸습니다. 필요하시면 승무원을 불러주십시오" 잠든 승객 앞에 이런 스티커를 붙여놓는 작은 서비스에서 고객은 감동을 느낀다. 지난 10월 비즈니스트래블러지는 아시아지역 사업가와 관광업 종사자 등 1만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부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항공사는 서비스와 정시성에서 최고점수를 받은 싱가포르항공. 기내 좌석간 간격이 가장 넓어 좌석 안락도면에서 최고점수를 얻은 대한항공은 4위를 차지했다. 서비스는 운항관리와 더불어 항공사의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더구나 지난해보다 20% 가량 탑승객이 줄어들어 경영압박에 시달리는 국내 항공사로서는 서비스 개선만이 불황을 이기는 유일한 탈출구다. 서비스 경쟁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항공 서비스의 개념은 비행기 예약부터 발권, 탑승, 객실 서비스, 목적지 도착까지 전 과정을 망라한다. 24시간 자동예약서비스와 고정고객에 대한 운임할인, 사전 좌석배정은 기본이다. 제한된 공간에서 여행하는 승객이 무료함을 느끼지 않도록 영화, 음악같은 오락물 서비스를 차별화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도 필수. 외국 항공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편리한 노선의 제공과 호텔, 렌터카 서비스업체와 연계된 프로그램도 항공사 선택의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여기에 서비스의 질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승무원의 수, 다양한 기내식,좌석의 편안함 등도 뒷받침돼야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손님에 대한 따뜻한 환대와 감동을 주기 위한 승무원의 적극적인 태도. 낮은 비용으로 가장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고객의 불만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집해 즉각 반영하는 사후서비스 노력도 중요하다. 싱가포르항공은 3개월에 한번 서비스 수준을 점검해 서비스성과지수(SPI)를산정하고 있다. 결국 철저한 교육훈련으로 뒷받침되는 뛰어난 고객지향 정신과 끝없는 서비스향상을 가능하게 하는 기업문화가 항공사의 핵심역량이자 성공요인인 셈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