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출판가] '어머니가 들려준 88가지 지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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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퍼스트 레이디이자 당당한 여성의 대명사로 꼽히는 힐러리도 어린 시절에는 심약한 소녀였다. 새로 이사간 마을에서 아이들의 텃세를 견디지 못하고 엄마를 찾아 집으로만피해 들어왔다. 그 때 어머니는 "힐러리,두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그 애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거다. 다른 하나는 맞서 싸우는 거야"라고 일러줬다. 힐러리는 첫번째 길을 택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여전히 지붕밑을 맴돌았다. 그러다가 어설픈 대결을 시도해봤다. 거듭되는 실패를 딛고 차츰 용기를 얻은 그는 다시 일어나 시련과 맞서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했다. 위대한 인물들의 잠재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미국의 심리학자 로렐 브레닌 호프만은 "어머니가 들려준 88가지 지혜"(신미향 역, 사람과책)에서 좌절과 방황을 딛고 일어선 명사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어머니의 가르침이었다고 말한다. 어머니의 지혜는 자식을 훌륭하게 기르는 자양분일뿐만 아니라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기도 하다. 20세기 최고의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창의력이 어떻게 길러지는가를 체득하게 한 스승이었다. "난 우리 아이에게 자유를 줬어요. 규칙같은 건 오히려 없었죠. 스티브는 정말 놀라운 생각들을 현실화시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재능을충분히 발견하도록 기회를 줬다는 점이에요"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마가렛 미첼은 산수시간이 겁난다며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썼다. 그러자 어머니는 아이를 마차에 태운 뒤 몰락한 집안과 훌륭한 저택을 차례로 보여주며 배움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마가렛, 기억해라. 무너진 저택 속의 저 사람들이 예전에 살았던 세상은 평화롭고 안전했다. 물론 지금의 너도 그렇다. 하지만 앞으로는 어떤 일을 겪게 될지 모른다. 저 낡은 저택처럼 네 세상도 무너질 수 있단다. 도전에 맞서 싸울 무기가 없으면 그냥 쓰러지는 거다. 그래서 배워야 한다. 알겠니?" 대문호 헤밍웨이의 어머니는 스물한살까지 "여물지 않은" 아들을 불러 앉히고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은 누구나 어머니의 사랑이 가득한 저금통장을 갖고 태어난다. 자라면서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마구 빼 쓰지만 성인이 되면 그 통장에 저축을 해야 한다. 이젠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감사와 존경으로 바닥난 통장을 채워야 할 때다. 그런데도 빼 쓰기만 하니... 벌써 넌 대출한도를 초과했다" 어머니는 엄중한 경고 끝에 "이 세상이 아니면 저 세상에서도 널 지지해 줄 테다. 널 사랑하고 너로부터 사랑받기를 원한다"며 신뢰와 힘을 북돋워줬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회고에도 "등불같은 어머니"의 가르침이 빛난다. "어머니는 우리 가족에게 등대였죠. 오만함을 모르셨던 어머니는 사랑과 강인함의 참 뜻을 깨우쳐주셨어요.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라, 결코 상처를 주지 말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비운의 황태자비 다이애나는 두 왕자를 데리고 하층민 임시 숙소를 방문하면서 보통사람들의 고통과 꿈을 이해시키려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설한 빌 게이츠는 할머니로부터 브리짓 게임을 하며 "현명하게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 대처 전 영국 수상을 성공시킨 지렛대 또한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이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