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움직인 책] '대공황의 습격' .. 문제점/해결방안 제시

김영수 아시아를 시작으로 세계 경제에 드리운 암운이 동유럽과 남미로 퍼지면서 국제사회는 대공황으로 가는 최악의의 시나리오를 걱정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대공황의 습격"(송희식 저, 모색)이 제시한 문제점과 해결 방안은 매우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자의 시각이 경제 위기의 근본 원인을 세계화와 정보화속의 단순한 금융자산 이동에서 찾으려는 고전적인 논의를 뛰어넘었다는 점은 신선한 충격이다. 저자는 오늘날 경제 위기의 많은 부분이 미국의 세뇨리지(화폐발행권)에 기초한 특권과 이를 토대로 한 경제 질서의 의도적 개편에서 파생됐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인류 공존의 지향점에 도달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써 새로운 경제 시스템과 문명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지난 수백년간 인류 사회가 지속시켜온 자본주의라는 기본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체제로의 변환 가능성과 그 대체적인 모습을 제시하는 과정의 한 부분이다. 또 지금까지 경제 위기를 단순한 경제적 순환 과정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여 시장경제 구조 안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던 것과는 달리 한 차원 높은 문명사적수준에서 접근하는 저자의 혜안을 엿보게 한다. 그렇지만 현재의 경제 위기가 세계적인 대공황으로 이어질 것이냐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단기 자본의 유동성은 나라마다 명암이 엇갈리지만 세계 대공황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으리라는 견해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현재의 어려움이 대공황이나 그와 유사한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저자의 예측은 우리 사회에 또 한번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