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 아시아 등서 잇단 철수..국제이삿짐업체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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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위기로 기업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위기상황을 즐기는 업계도 있다. 국제이사 대행업체들이다. 이들업체는 아시아 중남미 러시아 등의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초호황을 맞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이 속속 철수하면서 그 만큼 일감이 늘어나고 있는 것. 크라운 월드와이드사는 상반기중 3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보다 30%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 회사는 특히 인도네시아 사태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올해초 인도네시아 폭동 사태 당시 "몸만 빠져나왔으니 물건을 좀 옮겨 달라"는 전화가 쇄도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올 상반기에만 올린 매출은 5백50만달러. 인도네시아에서 작년 한해동안 올린 것보다 55%나 많다. 특히 순이익은 지난 3년동안 번 것보다 많다. 인도네시아 화폐가치가 작년보다 8배나 떨어지면서 종업원 임금부담이 크게 줄어든 때문이다. 요즘 이 회사는 러시아에서 ''잭포트(jack pot)''를 터뜨리고 있다. 러시아 모라토리엄 사태가 터지기 불과 몇일전에 모스크바에 있는 이사대행업체를 인수했는데 이게 톡톡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인 셈이다. 국제 이사대행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 시장규모는 연간 30억달러 정도다. 건당 수수료는 천차만별이다. 2만달러 선이 가장 많다. 일반 가정이 이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만일 이삿짐에 골동품이라도 포함되어있다면 비용은 10만달러를 넘는다. 크라운사 톰슨사장은 "다국적기업들은 경기가 좋을 때는 세계곳곳에 사무실을 내고 또 지금같은 위기상황에서는 철수하기 때문에 이사대행업은 경기와 상관없이 정말 좋은 사업분야"라고 말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