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창간 34돌] 기업 : 외국 중기 성공비결 .. '마리넬라'

이탈리아의 마리넬라는 스스로 작아지려고 힘쓰는 기업이다. 작아야 유명해지고 작아야 강해진다는 점을 그대로 실천한다. 넥타이 생산업체인 이 회사는 나폴리 리비에라가 287번지에 있다. 나폴리만 바닷가에서 3백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7평짜리 가게와 조그마한공장을 가진게 전부다. 종업원 8명중 5명은 공장에서 넥타이를 만들고 3명은 판매담당이다. 이처럼 조그만 가게지만 이 회사의 단골 고객 명단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없다. 클린턴 옐친 등 세계 정상급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케네디 미국대통령도 이집의 단골이었다. 마리넬라의 마리넬라 사장은 "전세계 유명 인사중 마리넬라 넥타이를 매지않은 사람은 교황 바오로 2세밖에 없다"고 농담할 정도다. 교황은 넥타이를 매지 않기 때문이란다. 이탈리아 남부에 있는 작은 넥타이점포의 제품이 어떻게 세계적인 명사들에게 선호품이 됐을까. 이 업체의 경영방식을 보면 중소기업일수록 더 강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 회사는 철저히 소량생산을 유지한다. 지난 1914년 문을 연 이 회사는 결코 하루 2백개 이상의 넥타이를 만들지 않는다. 더욱 심한 것은 한가지 원단으로 한개의 넥타이만 만든다. 따라서 한가지 디자인의 마리넬라 넥타이를 맨 사람은 전세계에 한명밖에없게 된다. 마리넬라 사장은 두달에 한번 정도 영국에 가서 최고품질의 원단을 직접 골라 와 디자인을 맡긴다. 마리넬라제품의 특징은 두가지. 넥타이의 안감과 겉감이 같아 바람에 뒤집어져도 흉하게 보이지 않도록돼있다. 이러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값은 그렇게 비싸지 않다. 우리돈으로 5만~6만원정도 한다. 마리넬라의 가장 독특한 경영전략은 역시 "작지만 강한 것"을 끝까지 지켜나가는 것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주문이 밀려오면 일단 확장을 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마리넬라는 절대 확장을 하지 않는다. 작은 규모를 그대로 고수한다. 지점을 오픈하라는 권고가 매년 여러번씩 들어온다. 해외에선 브랜드만이라도 팔 것을 요청해 오기도 한다. 마리넬라 사장은 "지난해 미국의 한 기업은 브랜드 값으로 1백억원을 주겠다고 했지만 팔지 않았다"고 밝힌다. 영원히 7평짜리 가게를 유지하겠다는 것이 그의 신조다. 매출확장에만 급급해 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엔 타산지석이 될 만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