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창간 34돌] 기업 : 첨단기술 승부 .. '메이콤'

메이콤은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다. 이에 비해 독일 등 유럽지역에선 잘 알려진 브랜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이 회사는 매출의 99.5%를 수출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메이콤의 매출은 6백50만달러. 이 가운데 6백40만달러를 수출했다. 이 수출 실적중 대부분을 유럽과 미국등 선진국으로 수출했다. 중소기업으로서 선진국으로 수출하려면 당연히 기술수준이 높아야 한다. 메이콤은 초소형 및 경량화한 무선통신기 설계 기술만큼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덕분에 VHF및 UHF대역 간이무전기의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어섰다. 생활용 무전기도 세계 시장의 15%를 차지한다. 경기 광명시 광명시범공단 463호에 있는 종업원 83명의 작은 기업이 어떻게 이처럼 세계시장을 장악했을까. 비결은 기술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다. 메이콤은 매출액의 약 18%를 연구개발비로 쏟아부었다. 이는 일반 중소기업의 연구개발비 비율보다 80배나 높은 것이다. 배수원 사장은 연구개발에 과감히 투자하는 까닭을 이렇게 설명한다. "국내기업들의 가장 큰 맹점은 5년된 기업이나 10년된 기업이나 기술력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회사의 성장속도가 조금 늦더라도 차근차근히 기술을 축적해나가야 결국 경쟁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이런 신조 때문에 메이콤은 올해도 1백만달러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기술축적의 결과가 올들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디지털 음성녹음기와 각종 무전기분야에서 수출주문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이 IMF관리체제에 들어선 상황에도 불구, 이 회사의 올해 수출목표는 지난해의 2배에 가까운 1천2백만달러다. 이미 9월말 현재 지난해 전체 수출실적보다 많은 7백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배 사장은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고객과의 철저한 신뢰감이 밑바탕이 됐다"고 분석한다. 실제 수출을 해보면 제품의 사이클은 2년정도면 끝나지만 한번 쌓아놓은 신뢰감은 적어도 10년을 보장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배 사장은 제품의 품질을 꼼꼼히 따진다. 디자인과 개발 생산 검사 등 공정을 일일이 찾아본다. 이런 신뢰도 덕분에 동남아 등에서의 수요도 차츰 늘어나는 추세다. 이미 세계 30개국에 1백50여명의 바이어를 확보하고 있으며 올해말까지 수출국을 50개국으로 늘릴 방침이다. 또 디지털 녹음장치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11%대로 올라서게 됐다. 햄용 무선기기 시장도 이제 3%의 점유율을 보이기 시작했다. 과감한 연구개발 덕택에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성장한 메이콤은 올해 무역의 날엔 1천만달러 수출상 수상은 무난할 전망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