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창간 34돌] 기업 : 고객만족 .. '홍송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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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당동 가구거리에 있는 홍송가구 전시장에 들어서면 나무 향기가 코를 찌른다. 미얀마산 가링이나 파푸아뉴기니산 타운, 미국산 향나무에서 나오는 냄새다.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원목가구. 통나무를 특수 가공, 갈라지거나 휘지않게 말린뒤 겉에 무늬를 새겨넣은 제품이다. 원목 특유의 질감과 아름다움이 배어나온다.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은 짜맞춤 공법으로 제작한 것이 특징. 문짝 표면에는 고산 윤선도를 비롯한 한국전통그림이 상감기법으로 그려져 있다. 이 회사는 불황에도 꾸준히 매출을 늘려가는 몇 안되는 가구업체중 하나. 대형 가구업체 대부분이 법정관리나 화의를 통해 연명하는 것과는 달리 전통원목가구를 통해 착실히 성장하고 있다. 가격이 일반 가구보다 비싼데도 꾸준히 수요가 몰리는 것은 명품을 소장하려는 중산층 이상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 가구를 단순히 옷을 보관하는 수납공간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상대로는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는게 홍송가구측의 설명이다. 정성이 담긴 제품을 만들기 위해 김진구 사장은 경기도 광주공장에서 직접 가구표면을 조각하고 상감처리를 한다. 원목이 틀어지지 않고 잘 마를수 있도록 건조과정도 직접 지휘한다. 이 기법은 홍송가구가 특허를 받은 것이다. 요즘엔 한국을 찾는 교포들이 홍송가구 대리점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이에따라 수출도 시작했다. 미국 위스콘신주에 사는 교포들이 30만달러어치의 원목가구를 주문했다. 이들은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했다가 가장 한국적인 가구제품을 찾던중 사당동에 있는 홍송가구 전시장을 방문, 주문을 한 것이다. 값은 조금 비싸지만 외국에서 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고국에 대한 향수가 깊어지는 이민 1세들이 홍송가구를 찾고 있는 것. 한국에 교환교수로 왔던 미국인 스코트 필립스씨가 귀국길에 홍송가구제품 9천달러어치를 구매하는 등 외국인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필립스씨는 "한국생활을 기념해 한국을 상징할수 있는 제품을 사가고 싶었는데 가구가 적격이라고 판단해 샀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원목 통판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와 전통문양이 멋을 자아낸다고 말했다. 홍송가구는 미국내 수출지역을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지로 다변화하는 한편 일본 등으로도 시장을 넓혀 내년중 1백50만달러어치를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소비자들의 품질수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식탁과 소파 등 부대제품도 하청을 주지 않고 직접 생산하고 있다. 장롱의 품질에 걸맞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