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기신용은행 '첫 국유화' .. 금융재생조치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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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장기신용은행(장은)이 일본 민간은행으로서는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국유화됐다. 이에따라 지난 6월 경영위기를 맞으며 일본 금융시스템 전반의 불안을 몰고왔던 장은 문제는 해결의 전기를 맞게 됐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장기금융을 해주며 대형금융기관으로 발돋움해왔던 장은의 46년 역사가 막을 내린 것이다. 일본 정부는 23일 장은에 대해 금융재생법에 따른 특별공적관리(일시 국유화)를 이날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오부치 게이조 총리는 장은의 유가증권 평가손이 5천억엔에 달하는 등 채무초과상태여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다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 정부는 이날 조치에도 불구하고 예금과 금융채권은 전액보호 되며 실물경제에 미칠 충격을 줄이기 위해 대출과 예금업무는 앞으로도 계속한다고 발표했다. 또 가와사키제철 이토추상사등 대형거래기업에 대해서는 현재의 융자잔고를 유지해주기로 했다. 일 정부는 이번 "일시 국유화" 조치로 이달 안에 새 경영진을 선임한 다음 자산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불량채권을 정리회수 기구에 매각하는등 자산 건전화를 꾀할 방침이다. 장은은 앞으로 1년 안에 은행경영을 정상화시킨 다음 다른 금융기관에 넘겨질 예정이다. 이날 국유화된 장기신용은행은 일본 산업의 부흥을 목표로 제정된 장기신용 은행법에 의해 지난 52년12월1일 탄생했다. 니혼간교은행(다이이치간교 전신)과 홋카이도다쿠쇼쿠 은행으로부터 채권발행 장기금융 부문을 넘겨받아 업무를 시작했고 산업계의 자금줄 역할을 하면서 쾌속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고도성장이 끝난 지난 70년대 중반부터 자금잉여 문제가 표면화됐고 시중은행들의 공세로 대출셰어도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장은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유통 리스등 신흥분야를 파고들었고 버블기에 들어와서는 부동산 자금을 취급하는 비은행 금융기관들에 대출에 집중시켰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EIE그룹과의 거래. 장은은 해외리조트개발을 추진중인 EIE에 지난91년 3천8백억엔을 대출,결국 2천억엔의 손실을 내고말았다. 또 94년에는 도쿄 교와신용조합등의 파산과 관련한 책임을 지고 2백억엔을 떠안는 등 부실을 키워왔다. 장은은 올들어 최후의 경영 회생 카드로 스미토모신탁 은행과의 합병을추진했으나 이 역시 실패로 돌아가면서 주가가 폭락했고 하루전인 22일에는 주당 2엔으로까지 곤두박질쳤다. 결국 일본 은행으로서는 전후 처음으로 국유화되는 비운을 맞고 말았다. > 10월23~24일 .특별 공적관리 신청 .오부치 총리, 공적관리 시작 결정 .예금보험기구, 장기은행주식 취득 .도쿄증시, 장기은행 상장 폐지 10월중순 .장은 경영진 해임, 새 경영진 선임 .새 경영진, 경영합리화 계획 작성 .새 경영진, 융자 기준 등을 새로 작성 11월중순 .주가 산정위원회, 취득 주식의 가격 산정 1년후 .입찰 등을 통해 민간 금융기관에 양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