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흐지부지된 '총풍'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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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2시 판문점 총격요청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됐다. 지난달 25일 안기부의 수사기록이 검찰에 송치돼 본격수사가 시작된 지 꼭 한달만이다. 검찰은 이날 수사발표에 앞서 출입기자들과 오전에 한차례 만났다. 수사결과를 놓고 검찰은 하고 싶은 말이 있었고 기자들도 궁금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우선 이 사건이 종결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검찰고위간부는 "중간발표다. 계속 수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뭘 더 수사하는가라는 추가질문에 그는 "배후가 아직 규정되지 않아서"라며얼버무렸다. 기자들은 대답을 받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동생 회성씨가 사전 혹은 사후에 보고를 받아 알고 있었는가가 핵심 아니냐"고 재차 물었다. 그러나 그는 "오정은씨 등 3명이 부인해서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계속 조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중간발표라면 이 총재와 회성씨 관련여부를 계속 조사하겠다는 말밖에 안된다. 똑부러지게 얘기해달라" 기자들의 거듭된 요청에 그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오후 2시 보도자료를 받아본 기자들은 한결같이 "일 본 뒤에 처리하지 않고 나온 기분이다. 더 나올 게 있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며 수군거렸다. "한나라당이 어떻더라, 고문 의혹이 어떻더라며 온나라를 뒤흔들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태산명동에 서일필이라니"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심정은 어떨까. 고기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