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기도 .. 김인주 <한국종합금융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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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무슨 인연에서 였던간에 커다란 위로와 평안을 얻을 수 있었다/ 진정으로 그리워 할 사람이 늘 그리웠고/만날 수 없다면 삶에 그늘이 진다고 믿었다/ 하지만 형평을 잃은 만남이란 아름다움을 갉아 먹는다고/문득문득 게으른 내 가슴을 조인다/ 메마른 관념과 개념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발버둥이/타인의 둥지를 엿보며 시들어 간다/ 무엇을 하고 있나?/맑고 투명한 시간들이 있음을 나는 아는가?/훗날 같은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도 투명한 가슴으로 나를 떠올릴수 있을까?/잔잔한 가슴으로 스며들고 싶다// II. 회색 빛 아스팔트에 여름날 초록의 투영이/못내 제 색깔을 찾지 못해 서성이던 날들/수채화 같은 영혼의 만남이 어찌 그 나래를 접을 수 있었으랴/ 계절따라 바람이 바뀌고 잎들이 변하고 내음들이 향을 바꾸고/여름비,가을하늘, 겨울눈꽃 그리고 봄날의 호수가/다시 만남을 축복하는데/지금도 수채화 같은 영혼의 커튼은/그날의 설레임을 조금도 흐트리지 않으리/ 깍지 낀 손의 촉감이 비둘기 깃털인 양/때를 써도 부끄러움이 없고/같은 하늘아래 있는 것만으론 그래도 아쉬워 마냥/그 눈망울, 잔잔한 목소리,불꽃같은 수줍음을 확인하려 했지/ 아! 더 이상의 축복이 더한 영혼의 안식이/더욱 더한 바램때문에 그 불꽃이 꺼질까 안타깝구나/ 망각과 기억의 혼돈이 상념을 울렁이고 미로 찾는 고통이 생을 짙게 침식하더라도/나 내일도 그냥 그 자리에 있을지니/너 또한 그 옆의 "투명한 가슴"일지라. 23년 전 현재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를 설립한 창립요원으로서 남다른 애착을 표현하고 싶어 서툴지만 시의 운율을 빌렸다. 애착을 애정으로 나타내는 과정이 지나친 비약으로 비춰지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