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역학 이야기] 삼시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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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갑자중 경신에 해당하는 날은 도교적 의미에서 특별한 날이다. 도교에서 종교의 집전자는 "도사"라고 부른다. 진정한 도사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 즉 통과의례로 7경신수야의 절차가 있다. 이는 경신일에 몸 속에 들어있는 삼시충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잠을 자지 않고 수행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7자가 붙은 것은 7번 차례로 들어오는 경신일을 한 번도 빼지 않고 밤샘수행을 해야만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삼시충은 도교의 경전인 "태상삼시중경"과 갈홍의 "포박자"에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사람의 몸에는 삼시구충이 있는데 경신일 밤에 잠을 자면 몸 안에서 빠져나와 하늘로 올라가서 그 이전 경신일에서 그 날까지 그 사람이 행한 죄업을 하늘의 신에게 고하여 수명을 감소시킨다. 가벼운 죄의 경우에는 3일을, 무거운 죄의 경우는 300일을 본 수명에서 줄여버린다. 사람이 죽은 후에도 삼시충은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때문에 제사를 잘 지내주어야 골치아픈 일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네 풍속에서는 섣달에 드는 경신일에 밤을 새어야만 참된 의미가 있다고믿어 왔다. 밤을 새우기 위해 타악기를 치거나 불경을 외우거나 혹은 술과 노래를 동원했으며 추운 겨울밤이기에 윷놀이등을 하기도 하였다. 이 밤새기를 세번하면 삼시가 무서워서 떨고, 일곱 번이면 영원히 없어져서 정신이 안정되고 오래도록 장수할 수 있다고 한다. 고려 원종 6년에 태자가 주악을 갖추고 음식을 먹으며 했다는 기록과 조선 시대, 성종 1년에 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연산군 때에도 그 흔적이 보인다. 섣달 그믐날 밤에 눈썹이 희어지지 않기위해서 잠을 자지 않는 세시풍속은 이 경신일의 밤새기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천간 경이 담당하는 색깔과 지지 신이 담당하는 색깔이 둘 다 공통되게 흰색이기 때문이다. 성철재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