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지상중계] (이모저모) 'YS 비자금' 구체적 증거 없다

.28일 한은에 대한 재경위 감사에서 공동여당인 자민련 의원들이 한은지점장들의 호화사택, 51개에 달하는 골프회원권, 한은 출신간부들의 무더기 타금융기관 진출 등에 대해 공격을 퍼부어 관심을 끌었다. 정우택 의원은 우선 한국은행 및 은행감독원 출신인사들이 무려 22개 금융기관 고위직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면서 능력이 출중한 것인지, 아니면 압력에 의한 것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정 의원은 류시열 전한은부총재가 지난 97년 3월 제일은행장으로 옮기는 등 지난 96년이후 타 금융기관 임원으로 진출한 명단을 공개했다. 정 의원은 또 대지 4백46평, 건평 72평의 제주지점장사택과 대지 4백51평,건평 71평의 울산지점장 사택 등 5개 사택을 예로 들며 "풍광 좋고 물 좋은 지방에는 어김없이 아방궁 같은 호화공관이 있다"고 비난했다. 변웅전 의원은 "한국은행에 박세리나 펄신 같은 프로골퍼를 지원하는 업무와기능이 있는 것도 아닌데 47개 구좌, 취득금액만도 5억3천여만원인 법인명의의 골프회원권을 갖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이날 감사에서는 또 국민회의 정한용 의원이 지난 26일 제기한 "김영삼전대통령의 1천억원 비자금 조성 의혹"을 놓고 여야간에 한동안 설전이 벌어졌다. 정 의원은 이날 각종 보도를 통한 의혹을 질의했을뿐이라고 해명했으나 한나라당 소속인 김동욱 위원장과 김재천 의원 등은 "현직 대통령이 존경받아야 한다면, 전직 대통령 문제도 충분한 근거를 갖고 문제 제기를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따졌다. 정 의원이 궁지에 몰리자 국민회의 김근태 의원이 나서 "국회의원들은 구체적 증거없이도 국민적 의혹이 있는 부분은 질의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측 공세를 차단, 20여분간의 논란이 가까스로 진화됐다. 정 의원은 예상외의 파문을 의식한 듯 기자들과 따로 만나 "정보지와 시사 잡지 보도내용을 토대로 질의한 것일 뿐 구체적 증거를 가진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여야가 정책감사를 하겠다는 당초 공언과는 달리 국회 국정감사를 정치공세의 장으로 삼으면서 감사장이 낯 뜨거운 저질 추태의 경연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27일 정무위의 국가보훈처에 대한 국감에선 급기야 여야의원간 몸싸움까지 벌이는 등 의원들의 추태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날 몸싸움은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이 "광복회가 대통령 인척을 회장으로 추대하려는 듯한 인상이 짙다"고 질의한데 대해 국민회의 국창근 의원이 김중위 위원장에게 느닷없이 "회의 진행을 똑바로 하라"고 고함을 치면서 시작됐다. 이 의원은 국 의원이 선거법위반으로 입건된 적이 있는 점을 겨냥, "국회의원 자격도 없으면서 무슨 소리야"라고 소리쳤고 이어 두 의원은 서로 멱살과 넥타이를 잡고 "난투극"을 벌였다. "어린 놈의 XX가 여기가 아직도 검찰인 줄 알아"(국 의원) "이 XX야 나이를 들먹이려면 나이 값 좀 해"(이 의원) 등의 욕설을 주고 받으며 10여분간 뒤엉켜 싸우는 바람에 감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6일 교육위의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도 한나라당 이재오의원과 국민회의 노무현 의원이 서로 "눈에 보이는게 없느냐" "거지 같은 놈"등의 욕설을 주고 받으며 치졸한 논전을 벌이기도 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