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일자) 공무원 인사제도 개편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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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발표한 공무원인사제도개혁안은 한마디로 외부수혈을 통해 공직사회를 개혁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중앙부처 실.국장급 자리의 30%에 해당하는 2백여개를 개방형으로 지정, 직업공무원이 아닌 학계 업계 등 외부전문가로도 충원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이 개혁안은 공직사회에 대변화를 결과할 것이 확실하다. 어떤 형태로든 공직사회에 새 바람을 불어 넣어야 한다는 것은 아마도 국민 대다수의 일치된 견해일 것이다. 공무원사회의 부패와 무사안일한 사고가 숱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것은 새삼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엄연한 사실이기도 하다. 공무원신분보장이 결과적으로 이른바 "철밥그릇"사고를 만연케하고 부패와 비효율을 낳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문제점이 없지 않다는 것 또한 해묵은 일반적인 인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가 내놓은 개혁안에 대해 일말의 불안감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외부수혈의 제도화에 대해서도 그렇고 중앙인사위원회 신설에 대해서도 그 결과가 꼭 좋으리라고 낙관하기만은 어렵다는 생각을 갖는다. 이번 제도개혁에 따라 전문성이 있고 참신한 인물들이 대거 중앙부처 국.실장으로 기용된다면, 그래서 공직사회가 좀더 활력을 갖게 된다면 더이상 좋을 것은 없다. 그러나 과거 경험을 되새겨보면 그런 결과를 가져오기 보다는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다. 정치인출신 장관의 벌정직 비서관 등이 일반적으로 전환하는 등의 형태로 이루어진 지난날의 외부인사기용은 거의 하나같이 낙제점이었다. 물론 이번 제도개편이 그런 사람들을 고위 공무원으로 기용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자칫 그런 꼴이 될 우려가 없다고 하기도 어렵다. 현재 재경부등 몇몇 경제부처등의 경우 무보직 국.과장급이 엄청나게 많다는 점도 생각해볼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수혈이 이루어지게될 경우 상당한 혼란은 아마도 불가피할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무보직인력문제를 해결한 뒤에나 외부수혈을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고 본다. 중앙인사위원회 신설도 좀더 생각해볼 대목이 있다. 승진심사만을 위해 중앙부처를 하나 더 만든다는 것은 한마디로 낭비다. 대통령이 핵심공직자들을 직접 장악할 수 있도록 직속기구로 중앙인사위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국.실장급 인사는 조직장악을 위해서도 실질적으로 장관이 행사하는 것이 옳고, 어떤 형태의 승진심사기구가 있든 실제로 장관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과거 총무처가 있을 때도 그랬다. 인사담당 기구를 설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꼭 위원회이어야 하는지도 생각해볼 문제다. 우리는 인사는 역시 제도보다는 운용이라고 생각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