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적절 대응 못할땐 세계 경제 불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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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2000년 인식문제(Y2K)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세계 경제는 오는 2000년 아시아지역 등의 경기침체와 맞물려 1차 오일쇼크와 같은 정도의심각한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외국금융기관의 분석을 종합해 2일 발간한 "컴퓨터 2000년 문제의 경제적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이치방크증권 수석경제학자인 에드워드 야데니는 "Y2K 문제가 전산망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제조업과 운송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로 인한 경제 전체의 디플레이션이 가속화돼 최악의 경우 12~24개월동안 불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정부 Y2K기획위원회 위원장인 모리스 뉴먼은 호주의 3백60만개 중소기업 가운데 10%가 Y2K 문제로 도산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36만명이 실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사는 Y2K 문제로 인해 2000년 한해에만 국내총생산(GDP)의 0.1%정도의 경제적 손실이 집중된 이후 장기적인 성장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Y2K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지출이 대부분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기존 시스템 유지비용이기 때문에 다른 설비투자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Y2K문제에 대해 낙관론을 펴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99년부터 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일 경우 실제 불황이 닥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미국의 컴퓨터전문컨설팅기관인 SPR사는 한국의 경우 Y2K보수에 소요되는 월 인원이 1백24만7천명에 이르고 이들에게 월 5천4백달러가 소요된다는 가정하에 총소요비용이 67억3천3백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97년 GDP의 1.44%에 상당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Y2K 문제 해결을 위해 GDP의 1~3%가 소요될것으로 추정했으며 가트너그룹은 법률비용까지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3천억~6천억달러, 메릴린치사는 직접보수 비용 6천억달러, 순수한 법률소송비용이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Y2K 문제는 석유위기와 같은 경제적 교란요인과 달리 발생시기가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수립과 과민반응을 막기만 한다면 불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공공부문 및 국가기반시설에서의 Y2K문제를 조속히 해결경제시스템 전체로 확산되는 사태를 막고 그 경험을 민간부문에 확산시켜야하며 민간부문에서는 충분한 재고확보와 자동화시스템 중단에 대비한 예비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권영설 기자 yskwon@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