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인구 거대시장 급부상 .. '중국 방콕협정 가입 의미'
입력
수정
방콕협정(아시아 개도국간의 관세인하 협정)에 중국의 가입이 사실상 결정됨에 따라 아시아 개도국들이 "특혜관세 지역"이라는 큰 울타리를 세울 수 있게 됐다. 25억 인구의 거대한 소비시장이 관세를 낮게 물리는 시장으로 다가오게 됐다는 점에서다. 방콕협정에는 한국과 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라오스 등 5개국이 가입하고 있었다. 중국은 한국과 인도가 반대해 들어오지 못했다. 서로 관세를 낮게 물릴 경우 섬유제품 등 중국산 노동집약적 상품의 수입이크게 늘어날 것을 우려해서였다. 하지만 최근들면서 한국과 중국간의 교역여건은 많이 변했다. 한국은 지난 1월 섬유류 등 13개 품목의 기본(실행)관세율을 평균 8%에서 13%로 인상했다. 방콕협정의 양허세율도 5.1%에서 8.1%로 올렸다. 그 영향 등으로 중국산 관련 제품의 수입은 줄어드는 추세다. 이제는 관세율을 낮출 여력이 있고 세율을 낮춰도 크게 손해보지 않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설사 일부 품목의 수입이 늘어나더라도 주력 품목인 합성수지와 벙커C유 등의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 게다가 중국이 방콕협정에 가입할 경우 동남아 화교권 국가들도 특혜관세지역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 수출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도 득이 된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자국이 주축이 되는 지역 경제협의체의 구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유명무실한 방콕협정에 적극 뛰어들면서 이같은 원대한 구상을 실현시키고 싱가포르 등 동남아화교권국가로 적용범위를 확대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방콕협정 가입을 통해 아시아지역의 경제적 리더쉽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중국방문을 앞둔 김대중대통령은 이같은 상황을 인식해 중국의 방콕협정 가입 지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방콕협정 가입에 동의하고 이를 한단계 높은 차원의 "특혜관세지역"으로 격상시키면 경쟁력 있는 경제협력체제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