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역학 이야기] 달마

부리부리한 눈에 험상궂은 자태. 불교의 탱화에서 접할 수 있는 괴이하게 생긴 스님. 달마대사에 대한 첫인상은 대개 이렇게 시작된다. 근간 방송의 미스테리물에서 달마대사에 대한 얘기가 간간이 흘러나와 흥미롭게 보았다. 중국 선종의 창시자로 자리매김되는 달마를 역학의 세계로 끌어 들이는 이유는 "당사주"로 불리는 약식 사주간명법의 창시자로 그를 지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당사주는 우리네 할머니들이 손가락을 짚어가며 천문이 어떻고 천역이 어떻고 하던 그 색깔있는 그림책속의 역학체계이다. 길거리의 술객중 이러한 방식을 활용하여 간단하게 운명을 훑어주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 원래 당화주역이란 이름이 붙어 있던 걸 우리나라에서 당사주라는 이름을 붙였다. 조선시대 서민의 애환과 함께 성장하였던 우리 민속문화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를 달마대사가 직접 저술하였는지의 여부는 정확하지 않다. 달마는 산스크리트어 보디다르마(Bodhidharma)를 중국말로 음차한 것이다. 4세기 남인도 팔라바스(Pallavas)왕국의 셋째 왕자로 태어났다. 그의 뛰어난 오성을 파악한 부친은 왕위를 그에게 넘기려고 했지만, 자신의 본디 자리를 알고자했던 그의 근원적 욕구는 왕위를 미련없이 버리게 했다. 깨달음을 얻은 여사제 프라갸타라(Pragyatara)밑에서 공부하였으며 그녀의 말에 따라 중국에 건너가 선종의 향기를 뿌리게 되었다. 한줄기 갈대 잎사귀(일엽편주)에 몸을 의지하여 장강을 거슬러 올라 양나라에 들어선 그는 황제를 감화시킨 후 숭산 소림사에서 9년간 면벽좌선하고 청정지혜를 밝혔다. 법통은 혜가에게 전수되었다. 공식적으로 그의 명함은 이렇게 되어 있다. 석가모니 부처이후 그 법맥의 제 28조, 역근경을 지어 후대에 외가권법으로서의 소림권법을 창시한 사람, 중국 선종의 개파조사. 성철재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