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산책] '골프매너'

운동은 여럿이 하는 운동과 혼자하는 운동이 있다. 공을 가지고 하는 운동은 대부분 두명 이상이 팀웍을 맞추거나 상대편과 경쟁하는 운동이며 성적은 상대방의 실력 뿐만 아니라 같은 팀원들과의 팀웍에 따라서 크게 좌우된다. 육상이나 수영같은 운동은 기록경기로 자기 혼자 노력하여 기록을 내는 운동이다. 그런데 골프는 구기종목으로 네명이 같이 하는 운동이면서도 팀프레이가 없는 유일한 운동이며 스코어를 카운트하는 개인기록경기라는 특이한 면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개인 위주의 골프경기도 그날의 라운딩을 누구와 하느냐에 따라 스코어가 달라치고 특히 게임이 끝난 다음의 뒷맛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골프는 다른 운동과 달라서 라운딩하는 중에 그사람의 성격과 매너를 보게 되며 그에 따라 숨겨진 내면의 인격까지 알게 되는 묘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께 골프를 해본 사람 중에는 꼭 다시 라운딩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시는 같이 하고싶지 않은 사람도 생길 수 있다. 그 차이는 절대로 그 사람의 핸디가 높고 낮음에 있지 않고 그 뒷맛에 있기 때문이다. 비록 핸디가 높아서 실수를 많이 해도 즐거운 대화와 상대방에 대한 이해심으로 분위기를 돋우고 동반자 전체의 게임을 재미있게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무리 핸디가 낮아 골프를 잘해도 비신사적인 플레이나 다른 사람에 심리적 부담을 주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동반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여 집에 돌아갈 때 그 뒷맛을 씁쓸하게 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후자의 사람들은 자신이 그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친한 경우는 충고라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충고하기도 어렵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골프장에서의 친교는 기대할 수도 없게 된다. 친한 친구 사이에서도 라운딩하다가 의를 상하는 경우를 종종 볼수 있다. 대자연을 벗삼아 즐거움 속에서 체력을 단련하면서 우의를 돈독히 하려고 왔다가 오히려 기분을 상해서 가는 것은 얼마나 씁쓸한 일인지 모르겠다. 누구에게도 골프의 동반자로 환영받을 만한 좋은 매너의 골퍼가 되자. 장홍열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