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탄핵 수렁' 탈출 .. '미국 중간선거결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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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역대 중간선거중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이번 선거는 사실상 "공화당패배-민주당 승리"로 끝났다. 이에따라 빌 클린턴 대통령은 탄핵을 면하면서 실추된 지도력을 어느정도 회복할수 있게 됐다. 야당인 공화당은 여전히 상하 양원과 주지사에서 모두 과반수의석을 무난히 획득, 공화당우위의 정계구도를 그대로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하원에서는 의석수가 감소하고 상원에서는 의석수가 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화당으로선 "이기고도 진 게임"이었으며 민주당은 "선방"했다는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클린턴 대통령의 성추문이 선거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데다 미국경제가 아직까진 비교적 건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민들이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 새삼 확인됐다는데 최대 의미가 있다. 클린턴의 업적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클린턴 대통령은 자신감을 갖고 남은 임기 2년을 꾸려갈 수 있게 됐다. 공화당 우위의 정계구도가 이어져 난관은 많겠지만 세계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최대의 화제는 형제 주지사의 탄생.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장남으로 텍사스 주지사에 재선된 조지 부시 2세(52)와 플로리다 주지사에 첫 당선된 차남 젭 부시(45)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 헌정사상 "형제 주지사"의 탄생은 지난 60년대말 록펠러가의 넬슨,윈드롭 형제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전직 프로레슬링 선수이면서 개혁당이라는 낯선 정당을 업고 나온 제시벤추라후보가 미네소타 주지사에 당선돼 화제. 특히 미네소타주 검찰총장인 허벌트 험프리 3세(민주당), 세인트폴 시장인놈 콜먼(공화당) 등 거물들을 거뜬히 제쳐 이번 선거의 최대 이변으로 꼽히고 있다. 해군 특수부대출신인 그는 유세기간중 빡빡 깎은 머리를 하고 "당신의 한표를 그렇고 그런 정치에 허비하지 말라"며 기존 정치인과 차별성을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16년만에 민주당이 공화당으로부터 주정부를 탈환해 주목. 민주당의 그레이스 데이비스 주지사 후보가 초반 약세를 뒤엎고 공화당 댄런그랜 후보를 눌렀다. 상원의원에도 바버라 복서 민주당 상원의원이 선거전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중국계 매트퐁(공화)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 주지사와 상원의원을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연방상원에 출마한 임용근(62 공화) 오리건주 상원의원은 개표 결과 경쟁후보인 현역 론 와이든 의원에게 59대 37%의 차이로 패했다. 그러나 임의원의 득표율은 지난달 오리건주 최대신문인 오리거니언지가 실시한 여론조사 때 약 50%의 지지율 격차를 보였던데 비하면 크게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 공화 두 후보의 선거자금만도 3천만달러나 투입되는 등 가장 치열한 양상을 보였던 뉴욕주 상원의원선거에서는 찰스 슈머(민주) 후보가 승리해 알폰스 다마토 현의원의 4선을 저지했다. 다마토는 나치 정권이 홀로코스트(유태인 대학살) 희생자들로부터 빼앗은 금 환수를 공약으로 내거는 등 유태계 유권자들을 집중 공략했으나 유권자들은 슈머의 손을 들어줬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