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일자) 오랜만에 활기 보이는 증시

증시가 정말 오랜만에 활기를 나타내고 있다. 주식거래량은 5,6일 연이틀 최고치를 갱신했다. 주가도 5일까지 연 8일간 오름세를 기록했다. 증시를 등졌던 개인투자가들도 하나 둘 되돌아와 증권회사 객장이 다시 북적거린다는얘기이기도 하다. 최근들어 증시가 활력을 되찾고 있는데는 다른 무엇보다도 외국인들의 주식매입이 큰 몫을 했다는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지난달 30일이후 증시개장일로 따진 1주일동안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5천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인들의 인식이 빠른 속도로 호전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다행스런 일이라고 하겠다. 대내적인 여건도 나쁘지 않다. 금융구조조정이 매듭단계인데다 금리가 떨어져 갈 곳이 마땅찮게된 자금들도 증시로 몰리고 있는 추세다. 최근 한달새 고객예탁금이 8천억원이상 불어난 것은 개미군단으로 불리는 개인투자가들의 증시회귀가 활발하다는 반증이다. 우리는 종합주가지수가 대표적인 경기선행지표라는 점에서 최근의 주가움직임을 특히 주목한다. IMF이후 심리적 위축이 각 분야에서 경제를 짖눌러왔고 보면 경기예고지표인 주가의 상승이 각 분야의 경제주체들에게 미치는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특히 기대한다. 물론 현재의 주가움직임을 이른바 대세상승국면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측면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금리인하 등을 통한 선진국 공조체제도 아직은 불확실한 측면이 전혀 없다고하기 어렵고, 달러약세 엔화강세 역시 헤지펀드 등의 엔화매입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뿐 일본경제의 펀드멘탈이 개선된 때문이아니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또 우리 경제의 엔진격인 수출도 나아지는 기미를 찾기 어렵다. 바로 그런 저런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증권시장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긴요하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주가가 반짝하면 이른바 안정대책이란걸 내놔 찬물을 끼얹어온 전례야 되풀이할리 없겠지만, 그것만으로 할 일을 다한다고 볼 수는 없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이 그린벨트규제완화방침 등으로 일부지역에서 이미 땅투기움직임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분양아파트대책 등은 주택건설업계 경영난 타개를 위해 불가피한 것이었지만, 이 시점에서 땅쪽으로 돈이 가게해서는 부작용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일부 그린벨트지역의 땅값이 2배로올랐다는 얘기는 정말 걱정을 더하게 한다. 그린벨트투기에 대한 철저한 단속으로 돈 흐름이 생산자금화되게 해야한다. 증시활성화가 바로 그 길이라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충분한 유동성공급도 긴요한 과제다. 증시주변 자금고갈을 가져올 통안채강제소화등 전시대적인 정책은 물론 없겠지만, 본원통화잔액(화폐발행액과 지불준비금예치액) 등을 뜯어볼 때 유동성은 좀더 늘려 공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