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5대그룹 계열사 경영점검] '현대정공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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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2천만달러 짜리 수출프로젝트를 놓칠 뻔 했습니다" 현대정공이 최근 홍콩지하철공사로부터 전동차 공급및 보수계약을 따낸 데는 박태영 산업자원부 장관의 편지 한통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 장관은 지난 10월 21일 "국내 철도차량의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현대정공이 홍콩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서한을 홍콩지하철공사 사장 앞으로 보냈다. 국제입찰과 관련해 장관이 직접 편지를 보낸 것은 이례적인 일. 이번 입찰에서 현대정공은 가격과 기술력에서 유리했다. 그러나 경쟁사인 독일의 지멘스가 한국의 철도차량 3사가 구조조정되는 점을 트집잡아 막판에 현대측의 전동차 공급및 금융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런 정보를 입수한 곳은 계열사인 현대정공의 전동차 수출을 추진하던 현대종합상사. 바로 비상이 걸렸고 과천의 산업자원부에 SOS를 요청했다. 박 장관은 "올해 수출목표 1천3백62억달러 달성에 전 부처가 매달려 있는 상황에서 철도차량사 구조조정이 수출의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느냐"며 펜을들었다. 현대종합상사가 SOS를 요청한 뒤 단 하룻만에 박장관의 친필 보증서한이 홍콩지하철공사 사장 앞으로 전달됐다. 이 과정에서 수출금융을 지원하는 수출입은행(행장 양만기)의 측면지원도 한몫했다. 수출입은행은 홍콩측에 "구조조정과 상관없이 1백% 수출금융을 보증할테니 염려말라"고 통보했다. 이번 수출프로젝트를 추진한 현대종합상사 금융부 최규준 프로젝트 금융팀장은 "박 장관의 보증서한이 없었더라면 거액의 수출프로젝트를 놓칠 뻔 했다"며 대기업의 사업구조조정이 수출전선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기를 바랬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