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산책] '오너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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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프로골퍼를 선발하는 경기에서 일부 응시자들이 타수를 고의로 조작, 합격한 사실이 탄로나 처벌을 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골프는 티샷과 퍼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우 넓은 들판에 흩어져서 플레이를 하게 되므로 자기의 타수를 자기가 계산해야 한다. 그래서 스포츠 중에서 골프만큼 양심적인 자세가 요구되는 운동이 없다. 일찍이 골프의 발상지인 스코틀랜드에는 "법은 악인이 존재한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졌지만 골프의 규칙은 고의로 부정을 범하는 플레이어가 없다는 전제아래 만들어졌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치룰때에 부정행위 방지를 위하여 선생님이 감독을 하는것이 일반적이다. 일부 학교의 경우 이른바 "Honor System"이라 하여 감독없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행하는 곳이 있다. 골프는 일부가 아니라 전부가 "Honor System"에 의해 진행되는 스포츠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전홀의 성적순서에 따라 먼저 티샷하는 사람에게 Nonor의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이 첫홀에서 로컬롤이니 국제룰이니 하며 올보기 또는 올파로 시작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하여 필요하기도 하지만 골프의 룰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내가 존경하는 한 선배는 자기관리에 매우 엄격해 스코어카드와는 별도로 자기의 타수를 따로 정확하게 기록하면서 골프를 즐긴다. 원래 파플레이는 골프를 전문직업으로 하는 프로들에 맞게 설계된 것이지 아마추어들에 맞추어진 것이 아니므로 특히 주말골퍼들은 너무 스코어에 연연해 규칙을 무시하면서 자기를 속이는 우를 범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람의 심리는 묘한 것이어서 한타라도 잘 쳐서 남과 비교하고 싶어 하지만 실력으로 한타, 두타를 줄이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운 것이 골프이기 때문에 점수를 줄여서 기록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 것이다. 골프사를 연구하는 밀톤크로스의 말에 의하면 골프는 사람을 변하게 한다고 하였다. 정직한 사람을 거짓말쟁이로, 용감한 사람을 겁쟁이로, 모든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고 까지 말하였다. 명색이 핸디가 낮은 사람일수록 스코어에 집착해 정해진 골프규칙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골프스코어는 자기만이 알고 간직하는 것이지 남을 의식할 이유가 없다. 아마추어들이 스코으를 실제보다 줄이는 것은 커다란 죄는 아닐지라도 동반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은 물론 자기자신도 뒷맛을 개운치 않게 만든다. 즐거운 골프를 하면서 굳이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골프를 통해서 진솔한 삶의 Honor를 생각해야 겠다. 장홍열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