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중국방문] 중국경제 현황 : '탄력'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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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는 외견상 양호하다. 성장률이나 무역 통계만으로는 세계경제위기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의 경제성장률은 7.2%로 아시아국가들 중 단연 최고다. 일본(-0.8%) 홍콩(-5.2%) 말레이시아(-6.8%) 한국(-6.6%) 싱가포르(-1.5%)등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다른 주요 아시아국가들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있는 것같다. 수출도 4%가량 늘고 있어 아시아국가들이 대부분 수출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비하면 "잘 나간다"고 할수 있다. 하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양상이 달라진다. 외견상의 양호한 수치와는 달리 곳곳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성장률이나 수출 증가율이 목표치에 크게 미달하고 있는 것은 물론 작년에 비해 매우 낮다. 이 때문에 중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부쩍 커지고 있다. 최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다음 차례는 중국, 적색경보 발령"이라는타이틀로 중국의 경제 위기를 커버스토리로 분석할 정도였다. 1년여동안의 아시아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안정을 과시해온 중국 경제에도 균열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성장둔화 수출부진 실업급증 금융시스템불안 등 곳곳에서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현상들이 목격되고 있다는 것이다. 성장률 둔화 =지난 9월까지의 7.2% 성장률은 일견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경제안정을 이루려면 적어도 8%는 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경기둔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더욱 문제다. 4.4분기 성장률은 3~4%로 급전직하할 전망이다. 중국경제로서는 이 정도 성장률을 경기침체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실업자 증가 =8백만명 안팎으로 추정되는 완전 실업자수가 내년에는 1천8백만~2천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씩 하락할 때마다 5백만명 정도의 신규 실업자가 생긴다. 인구의 도시집중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실업자 급증은 사회불안을 야기하고 궁극적으로는 정치불안을 몰고 올 위험이 크다. 수출증가율 둔화 =아시아 경제위기로 인한 중국의 수출 둔화는 심각하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9개월동안 수출증가율은 3.8%에 불과했다. 작년 같은 기간의 20%에 비하면 격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시스템 취약 =지난달 광동국제투자신탁공사(GITIC)의 파산은 중국 금융시스템의 총체적인 부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현재 중국 4대 국유은행의 부실채권액은 2천7백억~3천6백억달러로 GDP의 30~40%나 된다. 이 비율은 은행권 부실의 대명사인 일본의 30%보다 높다. 4대 국영은행중 상공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은 서방기준으로 볼때 기술적으로 파산상태다. 중국의 자체 진단 =그러나 바깥세계의 이같은 암울한 평가와는 달리 중국 정부는 아직 여유만만하다. 경기침체나 금융위기는 강건너 먼 나라 얘기로 치부한다. 중국정부의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목표치와 엇비슷한 7.7~8.1%에 달할 것으로 낙관한다. 내년에는 더 좋아져 8.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98~2000년까지 3년간 연평균 8%의 성장률이 무난하다는 것이다. 또 이 기간중 연간 인플레는 1~2%로 물가불안 우려도 없다는 자신에 차있다. 수출도 연말에 회복세를 보여 올한해 수출이 작년보다 5.4% 늘어난 1천9백20억달러가 될것으로 예상한다. 내년에는 증가율이 7%로 높아지면서 수출총액이 사상처음으로 2천억달러를 넘어선 2천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있다. 중국은 무엇보다 세계 두번째로 많은 1천4백1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믿고 있다. 이 정도면 외환위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1천3백79여억달러의 외채중 만기가 1년미만인 단기외채는 1백79억6천만달러로 그 비중이 13%에 불과하다. 이런 사실들을 감안할 때 중국경제가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중국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 중국경제현황 ]] 인구 : 12억4천만명 실업률 : 3.1%(97년말) 외환보유고 : 1,411억달러(9월 현재) 외채 : 1,379억6천만달러(6월말 현재) 국민총생산(GDP) : 8,990억달러(97년) 1인당 국민소득 : 727달러(97년) 인플레 : 2.8%(97년) 환율(달러당 위안) : 8.28(97년) 무역흑자 : 404억달러(수출 1,827, 수입 1,423억달러, 97년) 경제성장률 : 8.8%(97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