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해남' .. 신용선

땅에 끝이 있겠는가. 땅이 바다를 등지고 돌아서는 곳, 해남에는 논둑이 길인 곳이 많다. 논둑길을 일렬로 걷는 이곳에서는 앞선 사람의 말을 절반도 못 알아 듣는다. 절반은 바람과 말하는 곳, 해남에서는 자기 생각이 많아진다. 같은 일도 더 슬프고 별 일 아닌 일도 재미가 난다. 해남에는, 사는 곳이 그냥 해남인 사람들이 해남이어서 산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 "문학과 창작" 11월호에서 약력 =45년 전남 해남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86년 "심상"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두고 가는 길" "하산하는 법" 등.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