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역학 이야기] 길일

1998년 11월 15일 일요일. 50년만에 드는 초특급 길일이라고 하여 전국의 많은 예식장에서 난리 북새통을 연출했다. 과연 이 날이 그럴만한 의미가 있는 날일까. 이 날의 사주명조를 구성해보면 무인(토목)년 계해(수수)월 병인(화목)일이다. 태양에 해당하는 천간 병화가 강물이나 바다에 해당하는 물월에 났기 때문에뜨거운 태양 본래의 역량이 많이 감소되어 있는 날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지지 인과 해의 이중합(인 해 인)을 통해 목기운이 강해지기 때문에 나무가 너무 강하거나 혹은 많아서 불이 꺼질려고 하는 목다화식(나무가 많아불이 숨을 거둠)의 상황이 연출된다. 시간의 변수가 개입해야 분명해지겠지만 년, 월, 일 삼주만으로 추론해본다면, 주인공에 해당하는 일간 병화의 역량이 많이 약하며 역마의 기운이 강하기 때문에 이동, 변화의 속성이 저변에 깔려있는 날로 풀이할 수 있다. 대개 초특급 길일의 명성은 합이 다섯 개나 중첩되어 있는 오합길일이라는 타이틀아래 더욱 빛이난다. 이 이론의 타당성 여부는 논외로 하고, 예시한 날은 합 구성상 아무리 따져봐도 세개의 합(천간 무계합 1개, 지지의 인해합 2개)외에는 찾을 수 없다. 그리고 오행의 상생이 전부 갖추어져 목에서 화, 토, 금, 수 차례로 순환하는 상생불식의 기운도 찾을 수 없다. 택일과 관련하여 역학에 관련된 많은 인사들의 견해는 다음과 같이 나누어 진다. 첫째, 그 자체 특수하게 좋은 날이 있기 때문에 이날을 선택하여 경사를 치뤄내면 자자손손 번영할 수 있다. 둘째, 개개인의 사주에 조화를 이룬 날이어야만 길일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절대적으로 좋은 날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면 결론을 어떻게 내어야 할까. 한 해의 천세력을 참고하여 흉일에 해당되는 날(가령 복단일, 주당이 별로 좋지 않은 날 등)을 제외하고 길일로 표시된 날중 결혼 당사자들의 선천명운과 조화로운 날을 택하면 될 것이다. 성철재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