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한 '세계의 CEO'] (21) '투자자관리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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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Wall Street)가 월드콤과 사랑에 빠졌다". 월드컴이 MCI를 인수한 후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MCI가 GTE의 현금인수 제의를 거부하고 월드컴의 주식교환을 통한 합병을 받아들이자 뜻밖에도 월드콤의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다른 회사와 합병을 하기 위해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는 것은 주당가치의 하락을 불러오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주식교환을 통한 합병은 주식시장에서 무상증자와 같은 효과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월드컴의 경우는 달랐다. 합병이 월드컴의 미래가치를 상승시키리라는 분석이 적중, 월드콤의 가치는 상승했고 이것이 주가상승으로 이어졌다. 모든 투자자들은 합병에 대한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지했고 합병에 따른 재무적인 이익도 누릴 수 있었다. 이렇게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 월드컴의 홈페이지를 보면 이런 의문이 어느정도 풀리게 된다. 홈 페이지를 만드는 목적이 투자자 관리라고 생각될 정도로 모든 페이지가 투자자관리 중심으로 짜여져있다. 실시간으로 월드컴의 주가를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분기별 주당 이익과 같은 세세한 재무적 지표가 게재돼 있다. 월드컴의 투자자 관리가 다른 회사와 다른 것은 기업전략을 공개하는데 있다. 일반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회사의 장단기 전략을 기업비밀로 취급한다. 그러나 월드컴은 어떠한 영역에 진출할 것이며 어느 사업에 중점적으로투자할 것이고 5년 뒤의 모습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를 외부 투자자들에게정확하게 알린다. 투자자 관리(Investor Relationship)차원에서 투자자들에게 가능하면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힘쓰는 것이다. 다시 말해 투자자들은 MCI합병이 왜 추진됐고 어떠한 실익을 월드콤에 가져다 줄 것인지에 대한 답을 얻게 된다. 월드컴이 컴퓨서브를 합병했을 때 금융계와 외부 투자자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장거리 전화회사와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온라인 정보회사와 결합은 누가 봐도 어울리지 않았다. 합병이 이뤄진 후 월드컴은 곧이어 아메리카 온라인과 컴퓨서브 가입자와 네트웍에 대한 거래를 이뤄낸다. 아메리카 온라인의 인터넷 접속점과 컴퓨서브의 가입자를 교환한 것이다. 월드컴은 인터넷 네트웍 구축에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는 처분했다. 만약 월드컴이 적자가 누적되는 컴퓨서브의 가입자를 계속 보유했다면 투자자들은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그토록 쉽게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의사결정이 주주의 이익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버나드 에버스의지론이 다시 한번 관철된 것이다. 물론 왜 이런 거래가 이뤄졌는지 왜 인터넷 접속점이 월드콤의 미래전략에 있어 중요한지는 금융계와 외부투자자에게 명확하게 전달됐다. 월드컴은 15년만에 조그만 호텔체인에서 시작해 미국 제 2의 장거리 전화회사로 성장했다. 자본시장을 현명하게 활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투명하고 자신있는 경영을 통한 투자자 관리가 월드컴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