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면톱] 가계소득 20% 감소 .. 통계청, 3분기 동향

지난 3.4분기중 도시근로자 가구의 실질소득이 작년보다 20%나 감소했다. 실질 소비지출도 무려 22.3%가 줄었다. 소득과 소비지출 모두 사상 최대의 감소폭이다. IMF(국제통화기금)체제 이후 경기불황의 한파가 국민들의 생활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통계청은 20일 "3.4분기 도시가계 수지동향"을 통해 지난 7-9월중 도시에 사는 근로자가구의 실질소득(95년 가격기준)은 월평균 1백76만5백원으로 1년전의 2백20만1천7백원보다 20.0% 줄었다고 발표했다. 월평균 실질소비지출은 1백4만9천6백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1백35만원보다 22.3%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폭은 통계청이 지난 63년 도시가계수지를 조사하기 시작한 이래 35년만에 가장 큰 것이다. 물가상승분을 감안하지 않은 명목소득과 명목소비지출은 월평균 2백7만2천원과 1백23만5천원으로 각각 14.4%(35만원)와 16.8%(25만원)씩 줄었다. 소득 4년전으로 후퇴 =지난 3.4분기의 월평균 실질소득 1백76만5백원은 지난 94년 2.4분기(1백71만1천원)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도시가구의 소득이 4년전 수준으로 줄었다는 얘기다. 또 명목 가계소득에서 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뺀 가처분소득은 1백84만4천2백원으로 작년 동기의 2백20만8천2백원에 비해 36만4천원(16.5%)이 감소했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하고 남은 흑자액은 60만9천원으로 전년에 비해15.8%가 줄었다. 이같은 가계소득과 흑자감소는 정기적금을 무더기로 해약하는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들어 7-8월까지 정기적금과 상호부금의 중도해지액은 13조원에 달했다. 가계수표 부도율이 3.78%로 작년의 2.43%보다 크게 높아졌다는 점도 가계소득감소의 여파라고 볼 수 있다. 씀씀이는 더 줄어 =최근 도시가계수지의 특징중 하나는 소득감소보다 소비감소폭이 훨씬 크다는 점이다. 미래가 불확실한 만큼 "일단 안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전기값과 수도비를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지출이 감소했다. 특히 옷이나 신발을 사는 데 쓰는 돈을 가장 많이 줄였다. 피복.신발비 감소폭이 35.1%에 달했고 외식비(-28.7%) 교양오락비(-26.3%) 식료품비(-20.2%) 등도 감소폭이 컸다. 특히 소득과 관계없이 좀처럼 줄이지 않던 교육비도 7.7%나 감소했다. 이같은 소비위축은 내수침체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신용카드 이용액이 47조9천8백억원으로 8.5% 감소했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득이 적어졌지만 소비지출이 더 많이 줄어들어 가처분소득중 흑자액의 비율인 흑자율은 작년 3.4분기의 32.8%에서 금년 3.4분기중 33.0%로 소폭이나마 올라가는 기현상을을 보였다. 가난한 집 더 가난해져 =소득감소는 저소득층일수록 더욱 두드러졌다. 소득수준에 따라 5개 계층으로 나눠보면 최하위 20%의 소득은 24.2%나 감소해 평균치(14.4%)를 크게 밑돌았다. 반면 최상위 20%의 소득감소폭은 8.0%에 그쳐 상대적으로 적었다. 한마디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소득층의 경우 배우자가 생활전선에 뛰어든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 근로소득이 하위 20%의 가구에서 오히려 24.1%나 증가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