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 어때요] '분당신도시 수내동 이태석씨 집'

대청마루 위 소슬지붕이 양옆으로 행랑채 등을 거느리고 있는 ''ㄷ''자 형태의 한옥. 한켠에 지어진 사랑채가 여유감을 주는 우리네 전통 주택을 현대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가능할까. 이태석씨(회사원)가 분당신도시 수내동 108의 16에 지은 3층 집은 기와 등 우리 고유의 재료를 사용하지 않았으면서도 한옥의 멋을 한껏 내고 있다. 바깥에서본 그의 집은 ''ㄷ''자 형태다. 정가운데 위치한 "중정"은 거실공간으로 사용돼 옛 대청마루를 연상시킨다. 지붕이 높아 사랑채 등 양옆의 공간을 거느리도록 중정을 설계한 것도 선현들의 지혜를 빌어다 쓴 것이다. 이 집을 설계한 예록건축 박재희소장의 센스가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대문과정원사이에 있는 2층 높이의 사랑채. 마당 한쪽에 소담하게 지어놓고 집주인과 손님을 맞아 얘기 꽃을 피우던 바로 그 공간이다. 이씨 집의 사랑채는 밖에서보면 별도의 공간같아 보이지만 현관을 통해 연결돼 있는 점만 과거의 사랑채와 다를 뿐이다.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 이렇게 꾸민 것이다. 정원은 공간이 협소, 우리 멋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지만 눈이 조금 쌓인 마당과 지푸라기로 둘러쳐진 장독, 살얼음 진 작은 연못 등을 연출, 옛날 초겨울 풍경화를 그려내고 있다. 이 집의 또다른 특징은 집 외벽을 빨간벽돌과 외장단열재를 50:50의 비율로 처리했다는 점이다. 햇빛이 많이 드는 쪽은 빨간벽돌로, 햇빛이 덜 드는 곳은 단열효과가 뛰어난드라이비트공법으로 마감한 것. 이씨가 대지 50평, 건축연면적 85평 규모의 이 집을 짓는데 들인 건축비는 평당 2백30만원씩 1억9천5백50만원. 3층은 현재 5천5백만원에 전세를 놓고 있다. 이씨는 "한옥식 단독주택에 살아보니 아파트에 살 때보다 계절변화를 빨리 느낀다"며 "우리 조상들의 정취가 있어 집에 들어서면 마음이 넉넉해진다"고 흡족해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