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확률이야기) (2) '2년생 징크스'

김진호 프로야구에는 "2년생 징크스"라는 말이 있다. 프로야구에 데뷔한 첫해(루키 시즌.rookie season)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뛰어난 성적을 일으켰던 신인선수가 2년째에는 대개 저조한 성적을 내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프로야구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에서도 이런 징크스가 존재하며 가요계에서도 데뷔 앨범이 히트, 스타가 된 신인가수들은 두번째 앨범발표시에 2년생 징크스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한다. 심지어 이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어떤 어린 가수는 2집 앨범 발표를 앞두고 자살, 충격을 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확률적인 의미에서 2년생 징크스는 징크스가 아니라 아주 자연스런현상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면 스포츠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린 신인 선수는 특별히 실력이 뛰어 났거나 아니면 운이 잘 따랐을 것이다. 운이 많이 작용한 선수는 다음 시즌에서는 그렇게 두각을 나타내기 힘들 것이다. 좋은 운이 계속해서 일어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 선수는 2년생 징크스에 걸렸다고 말할 것이다. 실력이 작용한 선수들은 다음 해에도 좋은 성적을 낸다. 그러나 그 성적이 지난 시즌만 못하면 역시 2년생 징크스라고 불릴 것이다. 대부분의 스포츠는 실력과 운이 따라야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첫해에 스타로 떠오른 대부분 선수들은 2년생 징크스를 자연스럽게경험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천부의 자질이 있는 선수는 2년생 징크스에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운이 전혀 작용하지 않는 스포츠에서도 2년생 징크스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선수는 극히 드물고, 또한 어느 스포츠에서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운이 작용한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사업도 어떤 해에 운 좋게도(예컨데 예측지 못한 수요의 단기적인 변화로)사업이 잘 되었다면 다음 해에는 사업이 전년도만 못하더라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것을 평균으로의 회귀(regression to the mean)라고 한다. 2년생 징크스는 바로 자연스런 현상으로서의 평균으로의 회귀를 말하는 것이다. 동전던지기를 예로 들어서 2년생 징크스를 설명해 보자. 동전을 1백번 던져서 앞면이 90번 나왔다고 하자. 다음에 다시 동전을 1백번 던진다면 앞면이 다시 90번 이상이 나올까. 아닐 것이다. 다음에 다시 1백번을 던진다면 앞면이 90번 이하가 나올 확률이 90번 이상이 나올 확률보다 높다는 것이다. 신인으로서 좋은 성적을 냈을 때 다음 해에는 전해보다 성적이 나빠질 확률은 당연히 높다. 2년생 징크스는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오는 것처럼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쓸데없이 기가 죽거나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발전적으로 노력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