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파워마케팅] 스포츠 복고풍 : '촌티상품에 향수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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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가요 손이가 새우깡에 손이가요" 70~80년대 유행했던 농심 새우깡 CM송의 첫소절이다. 요즘 이 CM송이 또다시 인기를 끌고있다. 차이라면 가수가 그당시 윤형주에서 지금은 젊은층에 인기가 있는 S.E.S로바뀌었을 뿐이다. 40~50대 중년층에는 향수를, 청소년에는 흥을 돋워주는 이 CM송 덕분에 새우깡의 월매출은 50억원 선을 넘어 최근에는 55억원에 이르고있다. "맛동산 먹고 즐거운 파티"로 시작되는 해태제과의 맛동산 CM송도 가수와 음률을 바꿔 또다시 등장했다. 크라운 산도도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는 광고로 대체, 매출을 올리는데 큰몫을 하고있다. 올들어 IMF한파가 소비심리를 냉각시키면서 이런 복고마케팅이 위력을 톡톡히 발휘하고있다. IMF체제 이전 "촌티"나는 상품으로 분류됐던 제품들에 향수를 불어넣어 "알뜰"제품으로 부각시키는 작업이 큰 성과를 얻고있는 것이다. 때문에 복고바람을 타는 제품들은 새우깡 등 장수 인기식품에서 주방세제 치약 등 일반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여름 월드콘(롯데제과) 부라보콘(해태제과) 포미콘(빙그레) 등 노병 3총사가 아이스크림시장을 휩쓸고 대중 목욕탕에서나 볼 수있는 저가 샴푸가 버젓이 가정집 욕실에 자리를 잡은것도 이런 분위기의 반영이다. 단종됐던 "퇴역브랜드"가 또다시 그 위력을 발휘하고 건빵 뻥튀기 등이 과거의 인기를 되찾은 것도 올들어 나타난 특이 현상이다. 포장을 아예 과거의 향수를 느낄수 있도록 촌티나게 만든 제품도 많다. 이는 소비가 격감하고 있는 요즘 굳이 막대한 개발비를 들여 신제품을 내기보다는 과거의 히트제품에 판촉력을 집중하는게 유리하다는 현실적 생각의 반영이다. 지난해 제과업계 1백대 인기제품의 매출액이 총매출액의 절반을 훨씬 넘는 68%를 차지한 점을 감안할 때 자금사정이 어려운 지금 새상품을 내놓을 필요가 없다는 분석을 깔고있다. 또한 소비자들도 가난했지만 희망이 있었던 과거에 대한 향수로 현재의 궁핍한 처지를 위로받으려는 심리가 작용, 이런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장대련 연세대 경영대교수). 푸짐한 양도 소비자들의 손길을 끄는 또다른 이유가 되고있다. 한마디로 복고마케팅이란 IMF식 판촉전략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켜주고 있다는 얘기다. 복고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기업은 해태제과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을 그만큼 많이 갖고 있어서다. 그룹이 부도난 지금 신제품개발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다분히 고려된 경영전략이다. 장수 인기품목으로 새우깡과 수위 다툼을 벌여온 맛동산의 경우 복고바람을 타고 올들어 월매출이 5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월 평균 매출액이 20억원에 그친데 비하면 2.5배에 이르는 비약적인 성장이다. 이 회사는 수요급증에 대응,올들어 생산설비를 두배로 늘렸다. 이에 힘입어 80년대 히트제품이었던 샤브레를 그당시 포장지로 리뉴얼화해 판매하고 있다. 또 한마음껌 바밤바 누가바 사루비아 등 한때 단종했던 퇴역브랜드들도 재생산,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롯데제과는 건빵 빠다코코넛 하비스트 이브껌 수노아껌 등을 장수 및 복고제품의 대표주자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79년 출시돼 과자시장을 주도했던 빠다코코넛은 90년대 한때 생산이 중단됐으나 최근에는 월매출이 15억원에 이르는 인기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94년 단종됐던 하비스트 비스킷도 지난해말부터 생산을 재개, 월평균 6억원어치를 팔고있다. 올 3월 시장에 내놓은 "칼슘보리건빵"도 이 회사가 큰 기대를 거는 제품중 하나다. 동양제과의 장수 인기제품인 초코파이도 올들어 월 평균매출이 60억원을 넘어섰고 카페오레 핫브레이크도 생산을 재개해 성공한 제품들이다. 코카콜라가 병사이즈를 초창기 수준으로 줄여 내놓은 것도 복고바람을 의식한 전략인 셈이다. 이런 복고바람을 겨냥, 샤니 삼립식품 서울식품 기린 등은 단팥 만두 야채 김치 등에서 피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찐빵을 내놓고 겨울특수를 기다리고 있다. 업체들은 올 매출이 전년대비 10% 이상 늘어나 지난 2년간의 매출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애경산업은 장수 주방세제인 트리오에 대한 복고풍식 판촉을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27%에서 31.5%로 끌어 올렸다. 이 분야에서 1위제품으로 재도약한 것이다. 고기능 제품에 비해 값이 싼 이 회사의 페리오치약도 불티나게 팔리고있다. 복고열풍은 제품뿐 아니라 가격에서도 잘 나타난다. 최근 신라명과 파리크라상 등 주요 제과업체들이 창업 당시 가격으로 제품을 팔아 고객의 발길을 모은게 대표적 예. 현대 그랜드 등 주요 유통업체들도 자장면가격 등을 인하하는 등 "10년전 가격으로 팝니다"식의 기획전을 수시로 열고 있다. 가격파괴를 복고바람에 연결, 매출확대에 나서고 있다. IMF의 한파를 타고 값싸고 양 많은 향수제품들이 우리 소비문화의 중심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