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I면톱] 날아간 신정특수 "울고 싶어라"..신정휴무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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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부터 신정휴일 하루를 단축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갑작스레 발표되자 숙박.여행업계와 항공사는 물론 유통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일부 여행사에는 2일 하룻동안에 20%의 관광객들이 예약 보류를 요청하는가 하면 일부 은행들은 합병 주주총회일 조정에 나서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샐러리맨들은 IMF로 급여와 상여금이 대폭 삭감된 마당에 신정연휴까지없어지게 됐다며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호텔과 콘도업체들도 3일간의 신정연휴동안 여행계획을 세웠던 관광객들의 무더기 예약 취소사태가 발생할지 않을까 전전긍긍 하고있다. 현재 제주도와 설악산 등 국내 유명관광지의 호텔과 콘도는 지난달부터 예약신청이 몰려들기 시작해 지금은 완전히 매진됐다. 제주 호텔신라과 하얏트의 경우 각각 95명과 15명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는 등 초만원상태. 신라호텔 관계자는 "2일이 토요일이어서 예약취소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새해를 1주일 앞두고 무더기 예약취소가 발생할 경우 손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내년 1월1일부터 3일까지 객실예약률이 1백%를 보이고 있는 콘도업체도 마찬가지. 한화콘도 관계자는 "대개 회원제로 운영되는 특성상 예약이 취소되더라도 손실은 크지 않지만 스케줄 조정을 요구하는 회원들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와 제주도 노선 예약률이 80%를 웃도는 항공사들도 단체 여행객들의 무더기 예약취소사태가 발생할지 몰라 노심초사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직은 연휴축소로 인한 예약취소는 많지 않다"며 "그러나 예약취소에 따른 위약금이 없다는 한국적 예약문화의 특수성 때문에 비행기 출발전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게됐다"고 말했다. 신정연휴기간동안 동남아 단기여행코스나 온천 관광상품을 개발해 고객유치에 나섰던 여행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오늘 하룻동안만 20% 정도의 관광객이 예약 보류를 요청했다"며 "게다가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도 자연스레 포기할 것으로 보여 연말 특수는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대형 해외여행업체인 국일여행사 이용수 부장은 "31일부터 신년 3일까지는동남아여행 성수기인데 1일만 쉬면 앞으로 국외여행객이 격감할 것"이라고말했다. 그넌 "내년 신정에 예약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계획변동여부 확인에 들어갈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성관광 관계자는 "공무원과 일반 샐러리맨들의 예약 취소가 예상된다"고밝혔다. 이밖에 현대와 롯데, 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로 가뜩이나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되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연말 "반짝"특수를 누려왔던 이들 대형백화점들은 휴일이 없어질 경우 유동인구 자체가 줄어들어 매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부의 이번 방침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달력제작업체들도 새해를 불과 한 달 앞두고 발표된 정부의 휴일축소 방침에 제작 보류 요청이나 휴무일 표기를 바꿔달라는 요청이 잇따를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울 을지로 인쇄골목의 달력제조업체들은 이미 요청이 들어온 달력의 90%가량을 이미 제작한 상태여서 "잘못된" 달력을 계속 만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달력을 주문한 기업들도 홍보용 물량을 이미 배포한 상태여서 휴무일이 바뀌더라도 막대한 비용을 다시 들여 다시 만들 수 없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시민들도 정부가 단 한번의 공청회도 없이 불과 달력 1장을 남기고 휴일폐지를 발표하자 정부의 조치를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한빛(상업+한일), 하나(하나+보람), 국민+장기신용은행 등 3개 합병은행의 합병주총도 1월4일 이후에서 1월2일 오전으로 일제히 앞당겨지게 됐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