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다크시티' .. 초대형 상상력으로 인간실존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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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자신이 나비가 된 꿈을 꾸는 사람인지, 아니면 사람이 된 꿈을 꾸는 나비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영화 "다크시티"도 "내가 나라고 말하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알쏭달쏭한 발상에서 출발한다. 항상 어둠만 계속되는 도시의 호텔방에서 존 머독(루퍼스 스웰)이란 젊은이가 잠을 깨며 영화는 시작된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그자리에 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살인혐의로 경찰에 쫓기던 그는 낯선 정신과 의사의 전화를 받으며 무서운 진실에 다가선다. 그가 사는 도시는 사실 외계인들이 지구인을 잡아다가 서로의 기억을 바꿔가며 "인간성"의 본질을 연구하는 실험실이란 것이다. 방법은 뇌속에서 기억을 저장하는 단백질을 빼내 섞은 뒤 다른 사람에게 주사하는 것. 그는 이식반응을 거부한 돌연변이였을 뿐이다. 머독은 결국 자신의 운명을 지배하는 외계인과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다. 인간실존에 대한 물음은 영화의 소재로 자주 쓰여왔다. 그러나 "다크시티"는 상상의 규모와 감동의 깊이에서 아류들을 압도하는 작품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