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음악/무용/영상 종합예술 첫 무대 .. '고은 시의 밤'

"그 천년의 낮과 밤 다하여/넋 잃고 바라보는 눈으로/우리 서로 바라보자//내금강 아스라히 묘길상이어도 좋아라/만폭동 물소리에 묻혀/누구의 말 못 들어도 좋아라/거기 태고 이래 어머니 계시었다"(고은 시 "금강산"부분) 시인 고은(65)씨가 예술의전당에서 이색적인 시낭송회를 갖는다. 고씨는 오는 16~17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리는 "고은 시의 밤-산하여, 하나의 산하여!"에 출연한다. 예술의전당이 모처럼 맞는 남북 화해무드 속에 고씨의 북한기행을 결산하고 문학과 공연예술을 접목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정규 극장에서 시 낭송회가 열리는 것도 처음있는 일이다. 이번 행사는 시낭송과 음악 무용 사진영상이 한데 어우러지는 종합예술무대로 꾸며진다. 북한의 산하와 보통 사람들의 삶이 시인의 육성으로 울려퍼지고 노래와 춤이화려하게 펼져진다. 고씨는 모두 15편의 시를 낭송한다. "금강산" "원산 송도원" "삼지연 젊은 아낙" "묘향산" "만월대" 등 북한에서쓴 기행시가 8편이고 "노래섬" "나의 시" "알렌 긴즈버그" 등 남한에서 쓴 근작시가 7편이다. 특별출연 멤버도 화려하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영남대교수가 고씨와 함께 북한을 다녀온 체험담과 뒷얘기들을 걸출한 입담으로 들려준다. 후배시인 도종환씨와 안도현씨는 "바닷가 우체국" 등 자작시를 낭송한다. 명창 안숙선씨는 고은씨의 시 "금강산"을 노래로 부르고 무용가 김기인씨는 고씨의 시 "돌아가는 길"을 배경으로 독무를 펼친다. 또 소리꾼 장사익씨와 가수 안치환이 "찔레꽃" "아리랑"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내가 만일"을 각각 부른다. 사회는 영화배우 문성근이 맡는다. 이번 행사에는 특히 북녘 땅의 구석구석을 담은 사진자료와 슬라이드 영상까지 곁들여진다. 대형 공연무대에서 시가 보조 역할로 활용된 경우는 있지만 주역으로 등장한경우는 없어 더욱 관심을 모은다. 수능시험을 끝낸 고3 수험생과 겨울방학을 맞는 중.고생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입장권 1만원. 중.고생은 50%할인. 580-1250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