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면톱] 저유가 신음 중동경제 '빨간불'

중동 경제가 불안하다. 재정적자는 급증하고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판이다. 국제유가가 폭락해 국가수입(수입)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구조도 비효율적이어서 성장여력이라고는 거의 찾아볼수 없다. 상황이 이렇자 국제통화기금(IMF)은 6일 "중동 국가들이 아시아 러시아 중남미에 이어 금융위기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오일머니로 흥청망청하던 중동에도 금융위기의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이란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 중동의 금융위기가 임박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왜 이렇게 됐나 =경제구조가 원유관련 산업에 편중된게 경제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중동국가들은 전체 재정수입의 약 70~80%를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유가가 배럴당 9달러선의 한 자리수로 폭락하는 등 유가약세국면이 1년이상 지속되자 재정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 지역 최대 경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얼마전 재정적자를 메꾸기 위해 국제금융시장에서 50억달러를 긴급 조달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돼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우디가 아랍에미리트(UAE)에 50억달러를 빌려달라고 긴급요청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사우디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1%에 달하는 1백50억달러의 재정적자로신음중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습 우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간 갈등 등정치적 불안으로 외국인들의 중동투자붐도 식어버렸다.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석유장관회의가 유가부양조치에실패, 유가 약세는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앞으로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의 주요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회의(GCC)지역의 경우 올해 평균 경제성장률이 1~2%에 불과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이지역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처방은 없나 =아시아와 중남미와 같은 경제구조개혁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시게미쓰 수기사키 IMF 부총재는 이날 오만의 무스켓에서 열린 한 국제경제세미나에서 "중동국가들이 경제개혁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아시아 러시아 등과 같은 금융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IMF가 중동 경제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이란에 대한 구제금융 제공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IMF는 중동국가들이 세율을 인상하고 정부지출을 축소하는 등 과감한 재정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 산업전반에 걸친 민영화, 외국인투자 유치확대, 금융구조개혁도 필수불가결하다고 주문한다. 시게미쓰 부총재는 "중동국가들이 원유수출에 치우친 산업구조를 석유화학철강 세멘트 금융 등으로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경기부양 및 구조개혁에 앞장서야 중동경제 전체가 살아날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우디가 "중동의 일본"인 까닭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