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경제백서-자본시장] 초보자가이드 : 유상증자 .. 봇물

주식투자에서 상장기업들의 실적 및 재무변동 요인을 알리는 기업공시를자세히 보지 않으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여러 종류의 공시들 가운데 특히 회사의 자본금과 관련된 기업공시는 경우에따라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유상증자나 그 반대되는 감자(자본금감축)공시등이 발표되면 해당 종목을보유한 투자자들은 투자방향을 새로 정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되기 때문이다. 유상증자계획공시외에 무상증자, 신주발행가격결정, 배정비율변경, 권리락,실권주처리 등 기업의 자본금 변화와 연결되는 것들은 매우 중요한 투자재료로 작용한다. IMF이후에는 유상증자나 반대되는 감자와 관련된 공시가 한층 더 자주 출현하면서 일반투자자들도 증자 메커니즘을 모르면 큰 투자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IMF이후 기업에 대한 정부의 부채비율 인하지도로 상장사들이 여건만 되면 초대형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이라는 계획을 감추지 않고 있다. 또 실제로 최근들어 현대 삼성 LG등 대기업그룹사 중심으로 유상증자 계획이잇따라 발표됐다. 반대로 워크아웃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본금을 줄이는 감자도 속출하고 있다. IMF이전과 비교해 일반투자자들은 증자나 감자공시를 만날 확률이 크게 높아진 셈이다. 그것도 증자비율이나 감자폭이 아주 큰 대형 공시가 빈번하게 나오는 추세다. 증권전문가들은 따라서 증자와 감자에 대한 대략적인 개념만 알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이라도 유상증자의 메커니즘을 전문가들 못지않게 잘 알아야만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유상증자의 기본 성격과 추진방식을 잘 익혀둘필요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주의 발행가격에 초점을 두라 =올들어 두차례 연거푸 유상증자를 공시한 삼성중공업은 일반투자자들이 증자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좋은 본보기가 된다. 이 상장사는 지난8월14일 "유상증자 결의"라는 제목으로 증자계획을 공시했다. 증자공시는 회사마다 상호만 다를뿐 공시 형식은 차이가 없다. 삼성중공업의 8월 공시내용을 보면 제일 먼저 신주의 종류와 수가 나온다. 보통주식 3천7백만주라는 내용이다. 간단하게 말해 삼성중공업 보통주 3천7백만주를 새로 발행해 주주들에게 나누어 주기로 했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의례적인 자금조달 이유가 제시되고 다음 차례로 발행가격이 나온다. "할인율을 30%로 하며 상장법인 재무관리등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긴 말이 적혀 있지만 핵심은 싯가보다 30%싼 가격으로 신주를 주주들에게 나누어 주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싯가"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싯가와 다르다. 증권용어로 이 "싯가"는 이론권리락주가다. 계산법은 상장법인 재무관리규정에 명시돼있다. 일반인들은 유상증자를 받을 권리가 없는 상태의 주가를 이론적으로 구해 이를 싯가로 삼고 여기서 30% 할인한 가격이 신주 발행가라는 점만 알면된다. 신주배정기준일도 중요한 잣대다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가 배정되는 기준일을 꼭 기억해야한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9월1일이다. 정확하게 9월1일 현재로 주식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에겐 유상증자 신주가 배정비율(지분율로 분배)대로 돌아가지만 9월2일 주주가 된 사람에겐 신주가 없다는 식으로 선을 긋는 중요한 날이다. 한국 주식시장은 3일결제 제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신주배정기준일 전전일날 주식을 사면(결제일 9월1일) 증자를 받지만 전일날 사면(결제일9월2일) 증자와 무관해진다. 이 배정기준일의 정의를 이용해 유상증자에 돈을 내는게 싫은 투자자들은 신주배정일 전전날이전에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투자 해법이 나온다. 이 배정기준일을 기점으로 거래4일전에는 또 발행가격이 잠정 결정된다. 법적으로 배정기준일 4일전을 기준점으로 삼아 기업이 발행가격을 계산해 공시하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5천원이라고 8월26일날 공시했다. 발행최저가(액면가)이다. 따라서 청약일 7일전으로 2차발행가를 계산할 필요조차 없다. 1차와 2차중 낮은 가격을 발행가로 삼기 때문에 1차의 5천원이 확정가격이라고 생각하면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다. 청약과 납입일에 신경을 쓸 이유가 없다 =현실적으로 증권사 계좌를통해 투자하는 일반주주(실질주주)들은 청약일을 꼭 기억할 필요는 없다. 배정된 주식을 살 만한 돈만 계좌에 들어있으면 증권사가 알아서 처리해 준다. 납입일은 회사가 주식을 판 대금을 입금시킨다는 뜻으로 사실 일반 소액 투자자 입장에서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날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증권거래소에 문의해 오히려 신주상장일을 기억하는 것이 투자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날부터 새로 발행된 주식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주는 발행가가 시세보다 낮아 투자자들이 차익을 챙기려고 주식을 서둘러 파는 경향이 있다. 이에따라 증권거래소는 새로 나온 주식이 상장되는 날을 "추가상장일"이라는 타이틀로 예고하기도 한다. 삼성의 경우 추가상장일이 11월5일로 최초 공시결의일(8월14일)후 약2개월보름만에 유상증자과정을 마무리한 셈이다. 무상증자 및 감자 =이론적으로 무상증자와 감자는 주식 가치변동과 무관하다. 무상증자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는 사내유보금을 납입자본금으로 계정이동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회사 가치가 변하는 것이 아니다. 감자 역시 회사의 가치는 일정한데 주식수만 줄이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싯가총액의 변화가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