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구조조정 성공위해...] '6대이하 그룹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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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이 저 정도 당했는데 우리라고 뾰족한 방법이 있겠느냐" "5대그룹 가운데 한 그룹이 정보통신사업에 신규 진출한다더라" 재계가 또 다른 "빅딜설"로 술렁이고 있다. 이번에는 정부의 "집중 감시대상"에서 빠졌던 6대 이하의 중.하위그룹들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이들 그룹들은 기업구조조정의 완결판이라던 지난 7일의 정.재계간담회 직후 금감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2,3 빅딜"이 곧 있을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자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경련 손병두 상근부회장이 간담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5대그룹의 빅딜 가능성은 일축하면서도 "석유화학의 경우 삼성과 현대의 대산단지통합이 모델이 될 것"이라고 후속 빅딜의 가능성을 인정해 이같은 소문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현재 후속 빅딜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업종은 유화 철강 정보통신 등이다. 이들 업체들은 8일 자사의 업종과 관련한 추가 빅딜 소문이 돌자 산업자원부등 정부부처와 전경련 등을 통해 "진위 확인"을 하느라 부산한 하루를 보냈다. 이 가운데 유화의 경우는 지난 8월 전경련 중심의 사업구조조정 협상이 시작되면서부터 2차 협상 대상으로 올랐던 터라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나쁘고 규모가 작은 업체들의 경우는 통합협상이 갑자기 시작될 경우 불이익을 당할지 몰라 당혹해 하는 모습이었다. 유화는 산업자원부의 방침에 따라 울산(SK주식회사 대한유화) 여천(LG화학 대림산업 한화종합화학 호남석유화학) 단지가 각각 단지내 통합을 추진한다는 것이 방침이었다. 호남석유화학이 제휴관계에 있는 대림산업 인수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마치는 등 초기엔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대산단지의 예에서 보듯 통합이 별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업체간 접촉이 전혀 없었다. 모업체 관계자는 "대산단지 통합협상에서 정부가 유화업종에 대한 사업성을높이 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지원을 전제로 하지 않을 경우개별적으로 사업할 능력이 있는 각 업체들이 절대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의 경우 전기로 제강사의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 등 전기로 제강사들은 지난 11월초 전체 설비의 25% 정도를 감축하는 자율적인 구조조정안을 만들어 산업자원부에 제출한 상태다. 이 구조조정안의 주 내용은 현재 가동하지 않고 있는 생산라인을 폐기하거나 해외이전하고 부도업체 등 부실기업의 설비는 가교회사 성격의 구조조정회사를 설립해 처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도업체의 반발이 적지 않고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제강사들의 손실분담에 대한 뚜렷한 입장이 반영돼 있지 않아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을 경우 냉연 특수강 봉강 등에 대한 구조조정도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업체에 대한 구조조정논의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5개 이동전화사업자가 출혈경쟁을 지속하면 모든 기업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관련사들은 빅딜대상으로 거론된데 대해 반발하는 분위기다. H사 관계자는 "정보통신업 확장이나 신규 진출을 노리는 일부 업체들이 흘리는 것"이라며 구조조정가능성을 일축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2차 사업구조조정 협상은 5대그룹 7개 업종 협상이 완전히 매듭된 다음에 생각해 보기로 한 것"이라며 "전경련 차원에서 검토중인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