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면톱] 미국 피델리티, 국내 합작펀드 추진

미국계 투자기관인 피델리티가 국내 벤처기업 전용 합작펀드를 세우기 위해국내 금융기관과 접촉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뮤추얼펀드 설립이 허용된 이후 외국계 금융기관이 국내에 투자의사를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피델리티 관계자들이 최근 서울을 방문,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합작펀드를 설립할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피델리티는 합작펀드에 1억달러를 투자하겠다며 산업은행 등 일부 은행과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에서는 합작펀드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이르면 내년초2억~3억달러 규모의 합작펀드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서도 최근 뮤추얼펀드를 합작해서 설립하자는 외국인들의 발길이잦아지고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단계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합작펀드 설립을 제안하는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피델리티의 합작펀드 설립 추진은 IMF(국제통화기금) 사태이후 떠났던 외국계 자금들이 국내 금융시장에 다시 들어오겠다는 신호로도 받아들일 수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들어 한국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는 데다 국내 은행들의 해외차입 조건이 빠른 속도로 호전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지고 있어 성사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하나은행이 5천만달러, 국민은행이 5천만~1억달러 수준의 장기자금 차입을 추진했을 뿐 펀드설립을 위한 외국인 투자는 거의 없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지난 5일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원화표시 국채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으로 상향조정하는 등 대한국 투자여건이 급격히 좋아지고 있는 것도 외자 유치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