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2일자) 증시 투자결정 신중할 때

달아오른 증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고 있지만 시장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인 것같다. 물론 주가가 오르고 주식거래가 많아지는 것 자체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증시가 활기를 띠어야 기업들의 직접금융 조달기회도 늘어나고 전반적인 경기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너무 단기간에 과열양상을 보이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나 국가경제운영에 있어서 플러스보다 마이너스의 효과가 더 크다. 요즈음의 주식시장은 실물경제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금리하락과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형성된 금융장세의 성격을 띠고 있다. 기업경영실적의 호전이나 전반적인 경기상승의 뒷받침이 없이 단지 돈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것은 거품에 불과하고, 투기장의 성격도 강하다. 기관투자가들에 비해 정보가 어둡고 시장지배력이 떨어지는 일반투자자들은목전의 시장상황에 현혹될 경우 큰 손해를 입을 우려도 있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때일수록 시장의 성격을 면밀히 분석하고 신중한자세로 재산운용에 나서야 한다. 물론 앞으로의 주가전망에 대해 비관적으로만 보아야 할 이유는 없다.정부의 저금리정책과 풍부한 시중유동성이 맞물려 증시로의 자금유입은 당분간 지속되리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해말부터 인기를 끌었던 은행의 신종적립신탁 등 고금리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증시로의 자금유입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없지않다. 내년 1월로 만기가 되는 신종 신탁자금만해도 무려 35조원에 이른다. 이중 10%정도만 증시로 유입된다고 해도 3조5천억원이다. 현재 4조2천억원이 넘는 고객예탁금과 어울어질 경우 또 한차례의 이상과열현상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바로 그같은 현상이 심화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돈의 흐름이 왜곡될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경제가 시급히해결해야 할 과제는 기업금융의 정상화다. 돈이 필요한 기업에 지원돼 생산활동이 활발해지고 결과적으로 일자리를 늘릴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주가가 오르는 것이 기업자금조달에 도움이 되지않는 것은 아니지만 증자 등을 통해 기업자금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있게 마련이다.따라서 지금과 같은 단기과열은 오히려 장애가 될 뿐이다. 자칫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면서 추진하고 있는 경제구조조정의 성과가 물거품이 될 우려도없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나친 걱정인지 모르지만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책과 그린벨트해제 등이 증시상황과 맞물릴 경우 과거의 거품경제가 되살아 날런지도 모를 일이다. 투자자들의 신중함도 있어야 하겠지만 정부도 환율 금리 주가 등 정책변수들의 동향을 면밀히 체크해 돈의 흐름이 왜곡되지않도록 시의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