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고려인삼 .. 김동태 <농림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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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전통적인 수출상품을 꼽으라면 고려인삼이 아닐까 싶다. 산업화된 요즘 우리의 수출주종품목은 반도체 자동차 섬유 전자제품 등 다양하다. 하지만 우리가 종주죽으로서 세계 최고의 성가를 유지하는 품목은 단연 고려인삼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정관장홍삼은 최고급 인삼제품으로 세계시장에 잘 알려져 있다. "정관장"은 정부가 관리하는 제조기관에서 만든 상품을 뜻한다. 이 점에 착안했는지 한국담배인삼공사는 이를 등록상표로 사용하고 있다. 상품명으로는 다소 생소하지만 최고품으로 차별화하려는 뜻이 엿보인다. 인삼의 자생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동북3성, 연해주 등 비교적 광범위하지만 우리나라가 가장 적합한 생육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은 이 천혜의 조건을 바탕으로 재배 가공기술을 꾸준히 개발,전승해옴으로써 오늘의 고려인삼을 명품으로 가꾸고 있다. 그런데 최근 중국산 저급품과 미국과 캐나다산 화기삼이 늘어나면서 우리 인삼을 위협하고 있다. 필자가 2년전 홍콩을 방문했을 때 홍콩사람들은 여름철에 고려인삼을 복용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미국이나 캐나다산 화기삼은 열을 내리는 반면 고려인삼은 열을 올리기 때문에 고려인삼은 더운 지방사람에게는 안좋다는 것이다. 인삼전문가들은 근거가 없다면서 약효가 낮은 화기삼판매상이 고려인삼시장을 잠식하기 위한 악선전이라고 반격하고 있다. 화기삼판매상들의 공격적인 상술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를 보면서 우리도 이제 과거의 명성에만 안주하지 말고 공격적인 수출전략을 구사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전통적인 중국계시장에 집착하지 않고 서구인들의 건강기호에 맞는 식품으로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려인삼은 우리선조의 문화유산이다. 끊임없는 상품개발과 세련된 홍보로 고려인삼을 명품으로 지켜나가는 것이 후손된 도리라고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