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경비 구역내 미/북한군 정기파티

"북한군과의 접촉 및 대화, 초소 근무시 구타 및 총구위협, 명령 불복종,선임자 멱살잡이, 탄 은닉, 총기분실, 허위보고..." 북한군과 가장 근접해 대치하고 있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부대원들의 총체적 군기문란상을 시사하는 김훈 중위의 메모 내용이다. 이것은 최전방 초소에서 근무하는 경비병들간에 구타가 횡행하고 심지어는 서로 총기를 들이대고 위협하는 사례까지 있었으며 북한군 선전물을 특박 포상을 받는 방법으로 이용, 허위보고가 성행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또 상급자 길들이기가 실재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명령체계가 붕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메모에서는 "KPA(북한군을 의미) 접촉, 둘이 마주보고 얘기하고 물건 주고받고, 영창/원복(원대복귀의 약어), 2소대 북한군 선전 은닉, 선임자로 부터 맞은 병사는 송경호 김영석"이라는 문구도 눈에 띈다. 이는 우리측 사병들이 북한군과 수시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선물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해 주고 있다. 메모 후반부에는 "구타, 사건시 바로 보고, 은폐말 것, 총기분실, 탄은닉 및 유기사건"이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이는 실탄을 숨기거나 버리고 군인에게 목숨과도 같은 총기를 분실하는 일까지 있었음에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추정이 가능해 진다. 여기에다 미군과 북한군은 지난 수년동안 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에서 맥주파티를 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스 키노네스 아시아재단 서울사무소장은 인터네셔널 헤럴드 트리뷴지와의 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회식은 유엔군 사령부가 허가한 것으로 파티용 음료는 미군측에서 제공했다"고 말해 미.북 병사간의 파티가 한국군의 북한군 접촉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