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인사태풍의 '안전지대'

금융계가 인사로 술렁이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 인사마저 겹쳐 금융계는 온통 인사 얘기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친 한빛은행 임원들은 가시방석에 앉아 있다. 사실상 전원 물갈이한다는 방침에 제정신들이 아니다. 한빛은행처럼 정부지원을 받게되는 조흥은행 간부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지원 대가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정부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기존 임원들과 간부들은 대거 탈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새로운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은행감독원과 재정경제부 출신들이다. 이들은 시중은행 감사자리를 차고 앉았다. 이미 시중은행 몇곳의 감사를 은감원과 한은출신이 맡고 있다. 여기에다 한빛은행과 국민은행 감사마저 은감원출신과 재경부출신이 "사이좋게"차고 나갔다. 감사는 은행 내부경영에서 독립적인 위치를 차지해야 하는 속성상 외부전문가가 맡는게 바람직할 수 있다. 또 한빛은행은 정부가 95%의 지분을 갖고 있고 국민은행도 10%의 지분을 갖고 있는 만큼 정부입김이 작용하는게 어쩌면 당연한지 모른다. 또 자신들은 친정집에서 "잘렸다"는 아픔을 호소할지 모른다. 하지만 수만명의 금융기관직원들이 구조조정의 태풍을 맞아 정든 직장을 떠난 것에 비하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감독당국이나 재경부는 금융산업이 이렇게 어려워지게된데 대해 큰 책임을 져야 하는데도 척척 새자리를 맡고 있으니 말이다. 고광철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