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치산자도 이혼가능 .. 서울고법 판결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부인이 사고 보상금을 가로챈 남편을 상대로 낸이혼소송에서 금치산자도 이혼소송을 낼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우의형부장판사)는 24일 부인 박씨가 남편 윤씨를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 항소심에서 "박씨는 윤씨와 이혼하고 위자료 3천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를 내렸다. 1심에서는 그동안 금치산자가 낸 이혼소송은 이혼의사를 확인할 길이 없다는 이유로 판례에 따라 박씨의 청구를 각하했다. 지난 74년 결혼한 박씨는 남편의 잇따른 사업실패로 불화를 겪던 중 91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고 식물인간이 돼 버렸다. 남편은 사고에 따른 피해보상금 3억6천여만원을 가로채 다른 여자와 동거에들어간 후 윤씨에게는 월 1백만원의 간병비만 송금해왔다. 지난 95년 8월 박씨의 언니는 박씨를 대리해 이혼소송을 냈으나 소송 진행도중인 97년 박씨에게 금치산자 선고가 내려졌고 지난 4월 1심 재판부는 박씨의 이혼의사를 확인할 수 없다며 원고청구를 각하했다. 2심 재판부는 그러나 "금치산자의 경우 후견인의 권한에 대한 법률규정이 없어도 이혼사유가 충분히 있다면 소송제기가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