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치면톱] 상임위 법안심의 '두얼굴' .. 달면 '내것'

국회에서 법안심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 상임위가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골치아픈 사안은 회피하면서 입맛에 맞는 법안은 서로 자기 상임위로 끌어가려 해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교총과 전교조 등 두 교원단체의 이해관계가 크게 맞물려 있는 교원노조법 합법화 법안과 관련, 국회 환경노동위와 교육위는 서로 법안심의를 미뤄 논란이 발생했다. 교원노조 합법화를 주장하는 전교조와 이에 반대하는 교총 모두 "사생결단"식 로비와 협박을 하는 등 어느 한쪽으로 결정내기 어려운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단체에서는 만약 자신들의 의지와 달리 표결에 임했을 경우 오는 2000년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전달하는 등 의원들의 "아킬레스 건"까지 건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위원회 모두 법안처리를 꺼려함에 따라 최근 박준규 국회의장은 해당 상임위를 환경노동위원회로 결정, 일단 교통정리는 이뤄졌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교육위와 환노위에서 공동으로 심의해야한다고 주장,법안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그러나 "물좋은" 법안에 대해서는 서로 자기 소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와 보건복지위는 장애인 고용정책의 소관 부처와 상임위를 놓고 논란을 벌이다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동시에 의결해 법사위로 넘기는 "촌극"을 벌였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직업 재활법"을 만들어 현재 노동부 소관으로 돼있는 장애인 고용 취업알선 및 고용관리 업무 등을 전담하려 한 데서 비롯됐다. 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현 장애인고용촉진법이 중증장애인에 대한 고용 규정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새로운 법안을 만들었다. 그러나 환노위는 복지부로 장애인 고용업무가 이관될 경우 별도 기구 설치에따른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현행법을 보완하면 된다고 맞섰다. 결국 환노위는 장애인고용촉진법 개정안을, 복지위는 장애인직업재활법을 각각 통과시켜 법사위로 넘겼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2개의 상임위에서 각각 다른 명칭으로 제출한 것은 국회 스스로 권위를 무너뜨리는 행동"이라며 법안 제안자들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결국 두 법안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한바탕 논란이 불가피해졌다. 마사회의 농림부 이관문제와 관련, 행자위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심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관광위는 현행 마사회 관련법을 대체하는 경마법을의원입법으로 발의, 심의하는 등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6일자 ).